한 인기그룹 개런티 "부르는 게 값"…숨죽인 발라드 가수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가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응원전이 또 하나의 '실전'임을 경험한 각 방송사 및 기업체가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갖가지 응원전을 준비하며 월드컵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 각각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명당' 선점에 나섰고 미처 합류하지 못한 다른 단체나 기업들은 2순위 장소를 물색하며 응원전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응원전 경쟁은 축구팬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히지만 정작 응원전 무대에 올라야 하는 가수들에게는 난처함 그 자체.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는 가수는 높아가는 몸값에 행복한 비명을, 상대적으로 응원전과 어울리지 않는 발라드 가수들은 '월드컵 특수'에도 한숨만 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월드컵 특수' 댄스 가수와 발라드 가수의 극명하게 엇갈려
월드컵이 다가올 수록 댄스 가수와 발라드 가수의 엇갈린 명암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예선 3경기가 열리는 날, 서울시청 앞 광장과 청계천 일대, 상암 월드컵 경기장, 잠실 야구장을 비롯해 각 지역 월드컵 경기장 등에서는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진다. 같은 날짜 수요(응원전)는 많지만 공급(가수)은 한정된 까닭에 댄스 가수와 인기 록밴드의 몸값이 천청부지로 치솟는 중이다.
현재 응원전 섭외대상 1순위로 꼽히는 가수는 동방신기, 싸이, 장윤정, 크라잉넛, 채연 등. 최근 월드컵 응원가를 발표한 신해철, 싸이, 바다, 인순이, 김종서, 마야, 노브레인 등이다. 또 슈퍼주니어, SS501, 파란처럼 팬 동원력이 높은 가수들도 섭외 순위 상위에 올라있다.
물론 '월드컵 키드' 윤도현 밴드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SK텔레콤과 계약을 맺고 이 회사가 주최하는 행사에 우선순위로 출연해야 하는 탓에 다수의 응원전에는 중복 참석하기 어렵다. 붉은악마로부터 공식 응원가로 채택된 '레즈 고 투게더'를 만든 밴드 버즈 역시 KTF와의 계약으로 윤도현 밴드와 비슷한 처지다.
대신 다크호스로 떠오른 그룹이 동방신기. 응원전을 기획 중인 한 관계자는 "동방신기의 개런티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인원 동원력면에서는 동방신기를 따를 그룹이 없는 상황인데다 팬층도 다양하기 때문. 여러 곳에서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자연히 댄스 가수들의 몸값을 올려놓고 있다. 10대 팬들에게는 인기있지만 엄연히 신인인 한 그룹의 경우 응원전 개런티가 무려 3,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발라드 가수들은 무대 대신 응원전에 동참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댄스가수와는 반대로 발라드 가수들은 무대가 아니라 응원에 동참해야 할 형편이다. 현재 가요 순위 상위에는 발라드곡이 주를 이루지만 이와 관계없이 '행사'에는 역시 댄스가수가 적격이기 때문.
정상급 인기를 얻고 있는 발라드 가수가 여럿 소속된 모 기획사 대표는 "소속사 가수들은 월드컵 기간에 일본을 오가며 새 음반 작업을 할 계획"이라며 "월드컵 응원전 대신 5월 열리는 대학교 축제 섭외가 많아 일정 조정이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인기 발라드 가수의 매니저는 "월드컵관련 행사 섭외는 몇 차례 받았지만 응원전 무대에 직접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몸값 오른 댄스 가수들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응원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지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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