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일산업(002700)이 주주총회 장소를 협소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잡아 소액주주의 주총참여를 방해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신일산업에 따르면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하청업체인 씨티유의 공장 꼭대기 층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씨티유는 신일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로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문제는 주총이 진행될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공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도 좁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 주총이 진행될 씨티유 공장의 4층은 성인 남자 70여명 정도만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인증 작업을 벌여야 하는 주총장 입구공간도 협소해 책상마저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씨티유는 경기도 화성시 구문천안길 61번지로 이 공장까지 가려면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4㎞가량 들어가야 한다. 지난 2011년 그린피아관광호텔, 2012년과 2013년 라비돌리조트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우려한 회사 측이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 자체를 막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신일산업의 한 소액주주는 "매년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하던 신일산업이 뜬금없는 장소로 주총 장소를 정한 것은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기 위한 소액주주들이 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진입하는 도로에 트랙터 하나만 놓여 있어도 차로 이동할 수 없어 한 시간을 걸어 들어가야 한다"며 "만약 사고라도 나면 주총장에 아예 들어가지도 못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번에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황귀남씨 측은 물리적 충돌이나 주총 파행을 막기 위해 수원지방법원에 감사인 지정을 요청했다. 황씨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소액주주들을 설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약 20%가량 확보했다"며 "만약 이번 주총이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 법적인 절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씨와 함께 신일산업 적대적 M&A를 추진하고 있는 방민주 변호사는 "평소와 다른 주주총회가 예상되는 만큼 외부에서 감사인이 지정돼 합법적으로 주주총회를 열 수 있도록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일산업 측은 이와 관련해 "씨티유는 신일산업에 OEM 형태로 납품하는 업체의 공장"이라며 "윗선이 결정한 일이라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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