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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보는 올해의 대통령당선자 (예언)게시글 내용
- “내가 예언한 동해의 기운을 받은 대권주자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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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정용인 주간경향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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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2-24 10:58:34 ㅣ수정 : 2011-12-24 20: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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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철학원 김정섭 원장과의 인연은 오래되었다. 2007년, 12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기자는 그해 초 역술인들의 대선 예언이 맞아떨어졌는지 검증하는 기사를 썼다. 그해 초 한 월간지가 정리한 역술인들의 18대 대통령 당선자 예측은 제각각이었다. 박근혜, 고건, 정동영, 손학규 등등. 일주일을 앞두고도 이들의 주장은 거의 수정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미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서도 여전히 박근혜라고 주장한 이도 있었다. 김정섭 원장은 기자가 취재한 역술인 중 유일하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고집했던 인사였다. 청송철학원 사무실. 4년 전 필자가 쓴 기사 스크랩이 걸려 있었다.
김 원장의 ‘예언’이 다시 화제를 모은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직후다. 인터넷에는 필자의 취재자료가 되었던 그 월간지 기사에서 김 원장 발언이 들어간 표가 빠르게 퍼졌다. 요약된 그의 예언은 이렇다. “누가 대통령이 될까: 이명박. 경기가 살아날까: 대선 후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난리가 난다. 사회·문화: 없는 이는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이들은 현금을 확보해 버텨라. 기타: 2010년 이후 김정일이 북한을 다스리기 힘들다.” 앞부분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언급하는 듯하고, ‘현금 확보하고 버텨라’는 건 ‘닥치고 현금’을 주장했던 미네르바의 주장을 닮았다. 어쨌든 신통하게 보이는 것은 이 예언이 나온 때가 2007년 1월이라는 것이다.
청송철학원 김정섭 원장
- 김정일 사망 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는데, 들여다봤나요.
“아뇨. 바빠서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애가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하는데 아버지가 나오더라면서 신기해 하긴 하던데요.”
- 그런데 궁금합니다. 김정일의 생일이 2월 16일로 알려졌는데, 사주(四柱)를 보려면 연·월·일과 함께 태어난 시각, 시주(時柱)를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도 계시나 모르겠습니다만 저쪽, 아니 청와대 말고 국정원에 계시는 분이 한 10여년 전쯤에 여러 사람 사주를 가지고 왔어요. 2인자의 운명이 많았는데 그런데 유일하게 제왕의 사주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조금 다르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저기 북쪽에 계신 분 사주였어요. 그때 한 이야기가 기억나는 게, 중간에 한 번 쓰러지고 나서 다시 살아난다면 2~3년밖에 못산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김정일의 경우 출생지, 출생연도도 논란이 있잖아요. 북쪽에서는 2월 16일이라고 하는데, 그건 맞습니까.
“2월 16일이 맞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정확한 걸로 압니다. 제가 가진 사주로는 날짜까지 짚을 수 있었어요. 12월 17일 아니면 23일 두 날짜를 찍어줬는데, 그 날짜에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시각은 어느 때로 되어 있습니까.
“그것은 비밀입니다. 사주를 건네준 쪽에서 공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정치인들이 보통 생일은 말하지만 태어난 시간은 말하지 않거든요. 왜냐, 시간을 공개하는 순간 자기의 모든 것이 다 알려지기 때문입니다.”
- 이제 막 권력을 이양받은 김정은의 운명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습니다.
“사주를 모르니까 모릅니다.”
- 1월 8일인가 생일은 나와 있잖아요. 그리고 태어난 해는 82년 아니면 83년….
“아뇨. 그것도 모릅니다. 관련해서 아는 분에게 연락받은 적도 없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게 인터넷에 떠도는 김정은의 사주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만들어진 게 눈에 보여요. 이건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건데….”
- 그런 의견도 있어요. <레이디경향> 인터뷰를 보면 2010년 이후라고 했으니 엄밀히 말해 올해 12월에 벌어질 일을 맞춘 건 아니지 않는가하는….
“실제로 김정일이 힘을 잃은 뒤까지 염두에 둬서 말한 건데, 믿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할 말은 없습니다 .”
또 하나 더 화제를 모은 김 원장의 예언은 2012년 대선과 관련해서다. 그는 <레이디경향> 2010년 12월호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예언’을 내놓았다. “전혀 새로운 인물로 내년(편집자주·2011년) 하반기쯤 나타날 것이다. 환갑 전 젊은 초보 정치인이 아닐까 싶다. 동해 쪽의 기운을 받은 사람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여자대통령, 즉 박근혜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그가 지목한 인물이 부산이 고향인 안철수 원장 혹은 조국 교수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나왔다.
- 2012년 총선과 대선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물갈이됩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도. 만약에 한나라당이 3월까지 물갈이를 못하면 민주당한테 집니다. 그런데 3월까지 물갈이에 성공해서 쇄신하는 사람이 누군가 나타난다면 55대 45가 됩니다. 거꾸로 물갈이를 못하면 60대 40으로 한나라당이 집니다. 총선에서는.”
애매모호하다. 일반론이다. 누구나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추론이다.
- 대선은요?
“그게 아직 알 수 없어요. 지금 한 사람이 나와 있기는 한데…. 또 한 사람이 (여권 쪽에서) 2012년 2월과 3월 사이에 나타납니다.”
- 또 한명이 더 나타난다고요?
“예. 그 사람이 참 똑같아요. 앞서 먼저 나타난 사람과.”
- 그 먼저 나타난 사람이 누군지 밝히기 어렵나요.
“뭐 다 아시잖아요.”
“예. 그 사람이 출마하면 될 가능성이 제일 높죠.”
- 그러니까 <레이디경향> 인터뷰에서 거론한 ‘동해의 기운을 받고 나오는 사람’이 안철수라는 거네요.
“이미 나와 있는 겁니다. 문제는 그 사람과 대적할 사람이 지금은 없다는 거예요.”
- 박근혜는 어떻게 봅니까.
“2인자의 운명이에요.”
- 서울시장 때처럼 안철수는 페이스메이커만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가 왜 안철수 사주를 봤겠어요. 누군가 갖고 왔겠죠. 그렇죠?”
너무 정치 이야기만 했다. 사실 김 원장을 주로 찾는 손님들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다. 취직운, 합격운, 결혼운, 자식운, 이런 거 문의하러 오는.
- 이를테면 신기(神氣)있는 무당의 경우, 어떤 날은 신기가 안 받는 날이 있는데 원장님의 경우도 그런 거 타는 게 있습니까.
“그렇진 않죠.”
- 그럼 다 맞히시는 거예요.
“아니죠, 이 일도 사람이 하는 건데. 상담을 하다보면 놓쳐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 경우는 어쩔 수 없어요. 예전에는 시간예약 없이 오는 대로 다 상담을 해드렸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봤는데 그러다보면 지쳐요. 그러다보면 꼭 이야기해줘야 할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는데. 지금은 한 시간에 한 타임만 받으려고 해요. 그런데 사람마다 달라요. 10분 만에 끝나는 사람도 있고, 오랫동안 듣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듣고 가시는 분들은 진짜 인생이 힘들어서 오시는 분들이에요.”
- 그러니까 카운슬러, 일종의 상담사 역할을 하는 겁니까.
“맞습니다. 역학자는 인생의 카운슬러예요. 어떤 길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지침을 설명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거.”
- 이 일도 고된 일이겠네요.
“엄청 스트레스 받지. 이 머리카락 빠지는 거 보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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