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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총리 후보자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도 없었을지 모른다.”

총리 후보자가 발표된 28일 외교부 장관 출신인 한 후보자와 반 총장 사이의 인연과 의리가 외교관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자원 외교’를 제1의 과제로 부여받은 한 총리 후보자에게 반 총장과의 두터운 친분은 둘도 없는 큰 자산이란 분석도 뒤따랐다.

두 사람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때 첫 인연을 맺었다. 한 후보자는 주미대사로 발탁돼 처음 외교 업무를 맡았다.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로 먼저 나가 있던 반 총장은 성심껏 한 후보자를 보필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3월 한·러 정상 선언에 미국의 정책에 반하는 탄도요격미사일(ABM) 제한조약을 지지하는 문구가 들어가 미국과 외교 갈등이 빚어진 끝에 외교부 장·차관이 모두 교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한 후보자는 신임 장관이었다. 반면 차관직에서 경질된 반 총장은 공직 이력 31년을 접어야 할 처지였다.

4개월 뒤 한 후보자가 유엔총회 의장으로 선임되자 그는 실의에 차 있던 반 차관을 의장 비서실장 겸 유엔 부대사로 임명했다. “차관까지 한 사람이 국장급 자리로 가느냐”는 눈총도 받았지만 반 총장은 묵묵히 한 의장의 부름에 화답했다. 바로 이 시절의 활동이 그를 유엔 사무총장으로 만든 밑거름이 됐다.

인연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정부가 유엔 사무총장 입후보자를 물색하던 초기 두 사람 모두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반 총장이 최종 낙점을 받자 한 후보자는 “반기문이야말로 적임자”라며 적극 지지했다. 반 총장은 당선 뒤 한 모임에서 한 후보자를 ‘은인’으로 표현했다. 큰딸 결혼식의 주례도 한 후보자에게 부탁했다. 지난해 5월에는 반 총장이 한 후보자를 유엔의 기후변화담당 특사로 지명했고, 두 사람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