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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과학칼럼] 준비 안된 ‘게놈’게시글 내용
우리 인간의 기본틀은 유전자가 결정한다. 이 유전자는 A, G, C, T라 불리는 4개의 ‘염기’로 적절히 배열돼 있다. 인간에게는 이러한 염기가 34억개 정도 있으며, 이를 통칭하여 ‘게놈’이라 부른다. 지난 6월 공개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란 34억개에 이르는 염기 A, G, C, T의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34억개의 염기 중에서 무엇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거의 모르고 있다. 앞으로 20∼50년간에 걸쳐 34억개로 구성된 ‘난수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며 ‘우리가 무엇인가’를 철학과 종교가 아닌 과학으로 낱낱이 파헤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 시민, 심지어 과학자들 조차도 이를 준비하고 대처해나갈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게놈 프로젝트에 대해서 한 일이라고는 96∼99년까지 40억원을 투자한 것인데, 그나마 20여개 프로젝트에 분산 투자했다. 최근 정부는 또 21세기 프런티어 사업 추진과 관련, 연간 100억원씩 10년동안 지원하기로 했다. 큰 돈처럼 보이지만 연간 수천억 내지 수조원 단위로 투자하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50분의 1∼100분의 1 수준이다. 그나마 2~3개 연구그룹에 집중 지원해도 모자랄 돈을 수십개 프로젝트에 분산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데는 과학자들의 책임이 크다. 과학자들은 자신들, 혹은 소속 기관에 한푼이라도 더 연구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로비성 활동을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입증할만한 경력도 없이 하루 아침에 제노믹스, 프로테오믹스, 바이오칩을 한다고 나서며 미사여구로 예산을 따려 애를 쓴다. 이 때문에 담당 공무원들은 ‘안배’라는 고육지책을 내놓게 된다. 먼저 과학자들이 변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80년대 중반 세계에 유례없는 유전공학 육성법까지 제정하면서 나라 살림에 비해서는 큰 예산을 15년간 투자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과학자들이 정부와 시민, 산업계에 무엇을 해주었는가를 반성해야 한다. 최근에 이와 유사한 일들이 또 일어나고 있다. 소위 ‘바이오 거품’이다. 거품의 진원지는 또 다시 과학자 자신이다. 수익모델과 기술력이 불투명한 회사가 주식 프리미엄(웃돈)을 수십배씩 요구하고 있고, 매출액 100억원에 못미치는 신생회사들이 시가총액 수천억원 기준으로 증자를 한단다. 정부도 문제다. 게놈 관련 생명산업은 산자부·과기부·복지부·교육부· 식의약청·환경부, 심지어 법무부 등 정부 모든 부처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범부처 협의체가 없어 게놈관련 정책은 중복성이 높고 효율성이 낮다. 비록 정부가 지원하더라도 철저히 목표지향적이고 적절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수익 모델을 갖춘 산·학·관 조직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GDP·생명공학 시장규모·과학자 수 등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수십분의 1∼수백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게놈 관련 연구도 적은 돈으로 효율적으로 빠르게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을 범정부 차원에서 따로 세워야 할 것이다. 김선영·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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