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pool

"당당한 피해자"에서 "시세조정 혐의자"로. 서인수 성도이엔지 사장이 7개월만에 정반대의 처지로 몰렸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성도이엔지 공매도사건 및 시세조정혐의로 성도이엔지 대주주 겸 대표이사인 서인수 사장 등 관련자 26명에 대해 검찰고발, 검찰통보, 수사의뢰,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증선위는 우풍상호신용금고의 성도이엔지 공매도 사건이 터지기 이전에 서 사장을 비롯한 성도이엔지 및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자사 주가를 올리기 위해 이미 시세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 사장은 시세조작자금 10억원을 2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자사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유주식 변동상황(5회), 대량보유변동보고(10회)를 불이행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 2월22~6월26일 기간중 자사주식 12만4544주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1억723만여원의 단기매매차익을 거뒀다고 증선위는 지적했다. 증선위는 서사장을 포함한 시세조작 세력은 느닷없이 우풍상호신용금고가 공매도하자 대우증권이 미결제주식을 매수해 수도결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매도물량을 흡수하는 한편 서 사장은 대우증권측의 보유주식 대차요구를 거부함으로써 수도결제 불이행사태가 발생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성도이엔지 공매도 사건은 우풍상호신용금고의 주식운용담당자가 주식운용손실을 빠른 시일내 만회하기 위해 성도이엔지에 대해 유통물량(28만6000주)보다 많은 34만주를 공매도해 매매가 결제됐지만 결제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성도이엔지의 주가는 공매도 파문으로 속락했고 이로 인한 일반투자자들의 피해와 원성은 증권시장을 뒤흔들었다. 또 공매도 규제에 대한 논쟁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서 사장은 공매도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피해자임을 공개적으로 주장했었다. 서 사장은 지난 4월11일 증권업협회 기자실에서 변호사를 동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성도이엔지는 피해자고 잘못한 주체는 우풍과 대우증권이다. 공매도 전후에 주식을 사는 것은 법적으로 불법이다. 나는 엔지니어출신이다. 주식에 대해선 잘 모른다. 금전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피해가 많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증선위가 그동안 주가조작 사건 등을 검찰에 고발하는 정부기관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자체 조사 결과가 신빙성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성도이엔지는 8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감독원 보도에 대한 (주)성도이엔지 입장"이라는 글을 올리고 "서 사장 등이 주가조작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성도이엔지는 "사회적 물의와 공매도 당사자 정리에 따른 공적자금 투입 등 관련기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 사태의 피해자인 회사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회사나 대표이사는 주가조작에 일체 개입하지 않았다"고 증권선물위원회의 발표를 반박했다. 서 사장 등이 시세조정을 했는지 여부는 증선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히게 된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잘잘못을 속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만약 증선위가 이날 발표한 내용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서 사장은 성도이엔지를 코스닥에 등록시킨 직후부터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왔다는 점과 특히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피해자라고 억지를 부린 점 등에서 부도덕한 기업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