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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 감시장치<중>이상급등도 조회공시도 유명무실]

6개월동안 50배 가까이 주가가 폭등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17위까지 올랐던 루보, 시가총액이 100억원대에서 5000억원대까지 올랐지만 단 한차례도 이상급등종목에 지정되지 않았다. 헬리아텍은 파푸아뉴기니의 가스유전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20배 가까이 폭등했지만 감독당국의 제대로 된 견제를 받지 않았다.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할 시장 감시체계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대표적 투자자 보호장치인 5%룰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데 이어 이상급등종목 지정, 조회공시 등 각종 공시제도가 불공정세력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상급등종목지정 '그까이꺼'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을 대상으로 지정되는 이상급등종목은 최근 루보 사태에서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상급등종목 지정요건은 최근 5일간 주가 상승률이 75%이상인 경우가 연속으로 2일간 계속되고, 2일째 되는날의 종가가 최근 20일중 최고주가(종가기준)이거나 최근5일간 주가상승률이 최근 20 일간 코스닥지수상승률의 4배 이상이어야 한다.

루보의 경우, 일평균 상승률을 조절하고 5일 연속 상승 후엔 하루 정도 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이 규정을 피해갔다. 이 때문에 증권선물거래소(KRX) 코스닥시장본부로선 이상급등종목 지정 등 시장에 위험 경고를 줄 수 없었다.

루보는 이 규정을 교묘히 피해갔지만 올해 '묻지마 급등주' 열풍을 만들었던 다른 종목들은 이를 아예 무시했다. 화이델인베스트가 끌어올린 화이델SNT(옛 삼원정밀금속)와 유니보스는 이상급등종목 지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급등세를 지속했다. 황우석 테마로 10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에스켐도 이상급등종목 지정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들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이상급등종목에 지정된 지 한참 후의 일이다.

◇ 뻔하고 애매한 답변 일색 '조회공시
주가가 급등하게 되면 루보처럼 이상급등종목지정은 피하더라도 조회공시 요구는 피하지 못한다. 조회공시는 법정 선서처럼 번복하면 불성싱공시법인 지정 등의 제재를 받으므로 강제력이 강하다. 그러나 기업들은 조회공시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모호한 답을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루보는 지난해 11월부터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올 2월까지 네차례 받았지만 모두 "이유없다"는 답변이었다. 특히 2월20일 답변 이후에는 3월7일 사업목적 변경, 3월8일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3월19일에는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그러나 공시위반에 걸리지 않았다. 주가급등 관련 조회공시 답변 후 15일 내에만 다른 공시를 안하면 되기 때문이다.

에스켐은 지난 2월27일 황우석 박사와 관련된 조회공시에서 전형적인 '같기도' 공시를 해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협의중'이란 모호한 말로 시장의 궁금증을 피해간 것. 유니보스는 3월6일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는 조회공시 답변 후 불과 이틀만에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최대주주 변경은 회사가 예측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주가조작이 최대주주의 묵인이 없으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루보와 유니보스, 에스켐 등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과정에서 계약내용이 상식을 벗어났지만 관련기관과 당국은 이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루보는 시장에서 2만원 하는 주식을 경영진이 7000원~8000원에 주식을 장외에서 매각했으며 유니보스는 시가의 7~8배나 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에스켐은 M&A 잔금을 6개월 후 지급하기로 했다 일부를 시장에 고가에 팔 수 있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