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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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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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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2 2004/02/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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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찬선기자]한 금융회사에 다녔던 H씨는 “큰 것 한방을 노리다 은행 빚만 잔뜩 떠안았다”며 주식투자에서 실패한 경험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그는 ‘IT(정보기술)버블’이 화려한 불꽃을 터뜨리고 하락하기 시작하던 2000년 2월에 새롬기술을 샀다가 엄청난 손해를 봤다. H씨가 새롬기술 주식을 산 것은 2000년 2월 하순. 그해 2월18일 장중에 30만8000원(액면이 500원이니까 5000원 기준으로 하면 308만원)까지 올랐던 새롬기술 주가가 21만원대까지 떨어졌을 때다. 불과 3일 사이에 30%나 폭락하자 반등을 기대하고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이 주식을 샀다. 그의 ‘도박’은 잠시 동안 짜릿한 기쁨을 안겨줬다. 그가 산 뒤 이틀 동안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참극이 벌어졌다. 중간 중간에 상한가로 유혹하며 개미들을 끌어들였지만 순식간에 7만원대로 폭락했다. 주가가 불과 한 달 만에 3분의 1토막 나 버렸다. 고질병7 대박 환상병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욕심과 환상이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다. ‘대박 종목’을 족집게처럼 찍어준다는 투자설명회와 ARS 서비스에 개미들의 발길과 ‘귀길’이 끊이지 않는다. 객장에서 바람처럼, 연기처럼 떠도는 루머를 뒤쫓아 다니며 ‘한방’ 터지기를 바라는 ‘로또식 투자’를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곰곰이 생각해 보라. 확실하게 100% 수익을 낼 종목이 있다면 자기가 직접 그 주식을 사지 무슨 자선사업을 한다고 남에게 알려주겠는가. 연5~6% 정도, 높아도 연9% 정도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직접투자하면 이자를 내고도 원금만큼은 금세 벌 수 있는데, 고작 몇 푼의 강의료나 ARS 이용료를 받고 ‘천기(天機)’를 누설하겠는가 말이다. 경제학 교과서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그것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대박’의 대가는 ‘쪽박’이라는 것은 역사상 수없이 되풀이되는 ‘거품’에서 확인된다. 가까이는 1999~2000년에 맛 본 ‘IT버블’에서 70년대말의 건설주 파동은 기억이 생생하다. 1600년대의 네덜란드 ‘튤립 버블’과 1920년대 미국의 ‘폰지게임’ 등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매일매일 되풀이되는 ‘대박 환상병’ 환자들의 한방추구를 보면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미래와 사람(옛 군자산업) 선도전기 LG카드 등등 …. 대박 환상병에 걸린 개미들을 ‘파산’으로 이끈 종목은 수없이 많다. 주식투자에도 ‘역설의 법칙’이 적용된다. 골프공을 멀리 보내려면 강하지 않고 약하게(부드럽게) 쳐야(스윙) 하고, 여자 친구를 잘 잡으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주식투자로 돈을 벌려면 돈 벌(많은 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나 회사채 수익률보다 2배 정도 수익을 내겠다는 편한 마음으로 주식투자를 하면 연간 20~30% 수익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대박을 노리다 쪽박을 차고 증시에서 퇴출될 것인가, 아니면 욕심을 버리고 20~30%의 수익을 올릴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투자자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주식투자로 전세계에서 2번째 부자가 된 워렌 버핏도 해마다 100% 이상의 대박 투자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20% 안팎의 꾸준한 수익률을 올려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고질병8 우물 안 개구리 병 울산에 사는 J씨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A 주식이 오를 것 같아 샀다. B 주식은 느낌이 좋지 않아 팔았다”는 전화를 자주 했다. 어떤 때는 “꿈에 C 주식을 사서 많은 수익을 올려서 개장 동시호가에 주문을 내서 그 주식을 샀으며, D 주식 주가가 폭락해 어쩔 줄 모르다 눈을 떠보니 식은땀이 흥건했다”는 말도 했다. 지금은 연락이 안되고 있지만 (내가 그동안 증권을 담당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나) ‘육감(肉感)’에 의존한 투자로 많은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생각돼 마음이 아프다. 그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느낌(feeling)에 따라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얘기를 했지만, 결론을 내려놓고 확인받기를 원하는 자세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한국 경제와 증시는 문이 활짝 열려 있어 외국인들은 거의 아무런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 개미는 물론 기관들도 잘 알지 못하는 분석기법과 엄청난 돈을 갖고 있다. 올 1월에는 4조원 넘게 순매수했으며 최근 4일 동안에도 1조원 넘게 순매수하는 괴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육감의 의존해(물론 개미들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나를 맛있게 잡수십시오’라며 외국인에게 상납하는 것과 다름없다. 외세(外勢)들이 몰려오는데도 ‘쇄국(鎖國)’을 고집하다 나라를 송두리째 뺏겨버린 구한말 선조들의 ‘우물안 개구리 병’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 주식시장은 수백만 명의 투자자들의 (돈을 많이 벌겠다는) 탐욕과 (돈을 모두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두려움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과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 같은 심리(心理)는 물론, 유가(油價) 환율 금리 물가 같은 거시경제변수와 기업이익 지배구조 경영자능력 업종동향 등 미시적 변수, 그리고 주식을 사려고 하는 돈의 양(수요)과 주식을 팔거나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수(공급) 등 수많은 변수들이 아우러진 곳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이 세상에는 돈과 권력 및 의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3가지 있는데 자식교육과 골프, 그리고 주식투자라는 말까지 있다. 이런 주식시장에서 봄날 처녀 마음처럼 수없이 변하는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성공하는 투자자들은 주가를 ‘예측(豫測)’하려고 하지 않고,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끊으려고 ‘관리(管理)’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건용(鄭健溶) 전 산업은행 총재는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마음을 비운 관료”라는 말을 자주 한다. “자리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일만 하려고 하면 바람을 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은 ‘주식투자에서 가장 무섭고 성공하는 사람은 편견(偏見)을 버린 사람’이라고 응용할 수 있다. 주식시장은 어느 한 사람의 의지나 희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세운 논리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을 때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열린 마음을 갖고 주변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 도로시 리즈는 질문에는 7가지 힘이 있다 했다. 질문을 하면 답을 들을 수 있고, 생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정보를 얻는다. 또 질문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돈되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며, 귀를 기울이게 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설득이 된다. 끊임없이 질문해서 해답을 찾으려는 사람은 성공하는 반면 좁은 우물에 갇혀 내 생각을 고집하는 닫힌 생각을 가진 사람은 실패한다는 게 역사의 철칙(鐵則)이다. 개미들의 10대 불치병 ③ 홍찬선기자 hcs@moneytoday.co.kr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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