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본문내용

종목정보

종목토론카테고리

게시판버튼

게시글 제목

신화벗기기와 부수기

작성자 정보

평민

게시글 정보

조회 427 2005/12/16 17:29

게시글 내용

황우석 교수의 사태를 보도하는 국내 언론들의 태도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 매일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일까. 취재한 사람의 멘트에 따라 진실이 춤을 추기 때문일까. 황우석 죽이기와 보호하기로 편이 갈라진 모습 때문일까.
 
이 보다는 진실을 캐는 방법에는 문제가 없을까 하고 제기하고 싶다.  과학기사 보도에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는 미국 언론과 우리 언론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이달초 줄기세포 의혹이 불거지자 미국 언론은 아주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즈를 보면 이달초 `한국의 복제위기`라는 사설에서 "황교수의 거짓말이 과학적 결과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은 남는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황교수가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썼다.
 
이어 "미국의 협력자들과 관찰자들도 황 교수팀의 업적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진위 논란으로 다음에 이뤄질
황 교수팀의 큰 과학적 업적이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권위를 옹호하되 문제제기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 다음날에는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 의대 교수가 지난 5월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 첨부자료인줄기세포 사진 11장중 몇 장이 중복됐다는 것을 알고 피츠버그대 연구윤리국(ORI)에 조사를 요청했었다"며 팩트처리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11일 보도에서는 "최근 불거진 황우석 교수 논문의 DNA 조작 의혹이 실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이언스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논문 첨부자료 사진 논란도 언급하면서도 의혹의 수위를 올리긴 했다. 자료가 부주의하게 섞이면서 나타난 의혹일 수 있다며 하지만 애초에 복제세포는 없이 체세포만으로 논문을 허위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만을 언급했지만 생명과학계 한국의 질주를 부러워하던 미국인데도, 이런 조심스런 태도는 눈길을 끌 만하다.
 
물론 사건 발생의 공간이 한국이라는 제약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번 사태 취재를 위해미국 기자도 상당수 방한한 상태다. 그리고 섀튼박사,
논문이 게재된 사이언스등도 다 미국에 있었기에 심층취재가 어렵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언론의 접근법은 호전적이진 않았다.
 
그들 모습에선 신화의 껍질을 깨기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벗겨나가는 신중함이 느껴진다. 함부러 예단하거나 마구잡이 의혹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향해 우회해가는데서 `거미의 지혜`같은 인상도 든다. 섣부른 단정으로 인한 독자 혼란이 적다.
 
반면 우리의 보도 태도는 어떠했나. 우리는 신화를 벗기는 방법보다 신화를 깨뜨림으로써 진실을 찾으려 한게 아닐까. 진실을 찾아내는 방법이 꼭 부수고 깨뜨려야만 하는 것일까.
 
그 방법을 쓰다보니 상처받은 신화는 복구가 불가능해진다.  MBC는 진실을 찾아냈거나, 또 아주 가까이 접근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따뜻한 축하를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파고드는 노력에선 공감을 얻어낼수 있겠지만 이를 지켜본 국민들을 많이 고통스럽게 했다. MBC와 같은 입장에 서서 황우석 신화깨기에 나섰던 다른 매체도 마찬가지다.
 
`당신들의 천국`에서처럼 잘못된 신화라도 그 깨짐은 고통스러운 것이더라도, 불가피하지는 않을 수 있다.
 
 
반대편에서 황우석 신화를 지키려하는 매체들도 마찬가지다. 신화를 보존하려는 방법으로 신화위에 다시 시멘트로 발라버리는 `영구복원`공사를 시도하고 있다. 그 역시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고 진실이 가릴 방법이다.
 
이제 국민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누가 거짓인지 고통스럽게 지켜봐야한다. 하지만 고통을 조금이라도 작게 할수는 있다.  신화를 부수기 보다는 하나씩 벗겨냄으로써, 상처도 줄이고 진실 접근노력도 평가받는 게 가능하다.
 
진실이 이렇게 가혹한 것은 진실 때문이 아니라, 신화를 깼기 때문이다. 여론재판으로 번진 국민들의 반응뿐아니라, 언론의 접근에서도 우리는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낸 게 아닐까.

게시글 찬성/반대

  • 1추천
  • 0반대
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되었다? 자세히보기 →

운영배심원의견

운영배심원 의견?
운영배심원의견이란
운영배심원 의견이란?
게시판 활동 내용에 따라 매월 새롭게 선정되는
운영배심원(10인 이하)이 의견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운영배심원 4인이 글 내리기에 의견을 행사하게 되면
해당 글의 추천수와 반대수를 비교하여 반대수가
추천수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해당 글이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댓글목록

댓글 작성하기

댓글쓰기 0 / 1000

게시판버튼

광고영역

하단영역

씽크풀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투자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는 본 정보를 무단 복사, 전재 할 수 없습니다.

씽크풀은 정식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유사투자자문업자로 개별적인 투자상담과 자금운용이 불가합니다.
본서비스에서 제공되는 모든 정보는 투자판단의 참고자료로 원금 손실이 발생될 수 있으며, 그 손실은 투자자에게 귀속됩니다.

㈜씽크풀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15층 (여의도동, 미원빌딩)

고객센터 1666-6300 사업자 등록번호 116-81-54775 대표 : 김동진

Copyright since 1999 © ThinkPool Co.,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