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pool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LG전자·삼성SDI 등 IT 및 조선·車업종 강세]

엔고 수혜주는 강했다.

14일 '화이트데이'가 오후들어 '블랙데이'로 바뀌면서 증시가 급락했지만, 엔화가치 상승의 수혜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IT,조선기자재,자동차 부품주들은 꿋꿋한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990원대로 3년 2개월래 최고치로 올랐고, 우선 LCD, PDP업종의 대형주들이 즉각 반응했다. LG전자가 3.18%급등했고, 삼성SDI도 2.55%올랐다. 삼성전기도 삼성 특검수사 종료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3.01%올랐다.

LCD업종에서 네패스가 5.8%급등했고, LG마이크론과 DMS는 각각 0.9%, 1.06%올랐다. 초정밀 커넥터 업종에서 일본기업에 도전장을 내민 우주일렉트로닉스도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조선기자재 업종에서 평산이 3.6%올랐고, 케이에스피도 3.41%상승했다. 우리산업, 우신시스템 등 자동차부품주도 급락장에서 4%전후의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대신증권은 최근 원자재 수입액 급증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지만, 엔고 현상은 특히 IT업종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1990년 이후 국내 수출증가율은 엔화 강세와 밀접한 동조 현상을 보이며, 엔고 시기에 강하게 늘어났다"면서 "엔화 강세현상은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모멘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급락국면에서 시장의 대안으로 부각되던 IT업종, 특히 가전제품, 정보통신기기의 수출증가율은 원엔환율과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또 한일 양국간의 경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수출경합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업종별 수출경합도는 자동차, 선박류, 석유류, 철강재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최 연구원은 "대일본과의 무역구조를 고려할 때 전기전자, 철강금속 업종의 일부 제품에서 비교적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이어질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호조세를 고려한다면 IT,자동차,조선업종은 불안한 시장흐름 속에서 차별화된 방어주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에는 엔고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엔화가치는 달러와 달리 금, 원자재 등과 같은 방향성을 보인다"며 "엔화가 워낙 저평가돼 있는데다 달러약세가 계속되는 만큼, 이번 엔화강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고 현상은 미 경기침체의 산물"이라며 "약달러에 기인한 엔고 현상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함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동하기자 max@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