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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하이트맥주는 칼스버그가 보유 하던 자사 지분 13.1% 전량을 매각하더라도 경영권 위협 요소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13일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보통주 기준으로 박문덕 회장을 비롯해 회사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33.2%에 달해 경영권을 위협받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하이트맥주 지분 관계를 보면 박문덕 회장이 18.46%, 하이스코트가 10.83%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칼스버그가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으며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칼스버그는 이날 리만브라더스를 주간사로 삼아 자신이 보유하던 하이트맥주 지분 13.1%(252만여주)를 경쟁입찰을 통한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하겠다고 전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칼스버그아시아PTE가 보유한 152만여주와 BREWERY INVEST PTE(옛 칼스버그아시아)가 보유한 100만주 등이다.

앞서 칼스버그는 지난해말 하이트맥주 지분 25% 가운데 11.9% 매각작업을 진행해 올초 주당 14만2000원씩, 총 3232억여원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번 매각 대상인 13.1%는 잔여 지분에 해당한다.

칼스버그는 외환위기 당시 하이트맥주에 5000만달러를 빌려주고 훗날 여신을 주식으로 전환, 오늘날까지 하이트맥주 지분 25%를 보유해왔다.

하이트맥주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칼스버그가 지분을 처분할 경우 지분을 가장 먼저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입권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말 칼스버그가 11.9% 지분을 매각할 당시 하이트맥주에 우선매입권 행사 여부를 문의해왔으나 하이트맥주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매각된 11.9% 지분은 여러 헤지펀드들이 분산 매입했다가 오래지 않아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스버그의 잔여 지분 처분의 경우 하이트맥주의 우선매입권은 올해 2월을 기해 소멸된 것으로 알려져 13.1% 지분이 어디로 갈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칼스버그는 유럽시장이 위축되고 중국과 러시아 투자 부담으로 자금 압박을 받아 하이트맥주 지분 처분을 감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칼스버그는 매각 대금으로 러시아 확장 정책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CJ투자증권 정재원 연구원은 "칼스버그쪽 지분이 누구에게로 가던 하이트의 경영권 이슈가 되지 못한다"며 "물량이 시장으로 나와 주가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부담을 털어버리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