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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슈퍼개미'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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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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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6 2004/09/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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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코파워 A045290
  코스닥  (액면가 : 500)      * 09월 16일 17시 22분 데이터   
현재가 3,565  시가 3,560  52주 최고  
전일비 ↑ 380  고가 3,565  52주 최저  
거래량 1,361,820  저가 3,365  총주식수 6,196,000 

 

 

 

 

 비트컴퓨터 A032850
  코스닥  (액면가 : 500)      * 09월 16일 17시 22분 데이터   
현재가 1,040  시가 1,125  52주 최고  
전일비 ▲ 30  고가 1,130  52주 최저  
거래량 697,220  저가 1,000  총주식수 13,169,616 

 

 

 

 

 

지난 1일 증권 당국의 단속 방침 발표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슈퍼 개미’가 다시 증시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슈퍼개미는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인수합병(M&A) 재료를 퍼뜨리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개인투자자를 가리키는 증권계의 속어. 비교적 자본금이 작은 코스닥 등록기업이나 관리종목 등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 중 대주주의 지분이 적은 기업들이 이들 슈퍼개미가 노리는 타깃이다. 현행법상 지분의 5% 이상을 취득한 사람은 공시를 해야 한다. 공시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기존 대주주와 슈퍼개미 사이에 지분경쟁 또는 M&A(인수합병)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추격 매수하기 때문에 해당 종목의 주가는 단기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2차전지 장비업체인 엘리코파워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매집, 최근 2대주주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엘리코파워는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개인사업가인 장정호씨는 15일 최근 동원증권 창구를 통해 엘리코파워 주식 30만7310주를 추가 매수, 총 35만주(5.65%)를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엘리코파워의 1대주주는 신동희 대표이사로 35.1%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 사장 외에는 지분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가 없다. 장씨는 지난 1999년 처음으로 엘리코파워에 투자한 이후 작년말까지 4만2690주를 보유(0.77%)했다가 최근 들어 갑작스레 매입에 나섰다.

지난 15일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비트컴퓨터는 슈퍼개미 출현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이날 비트컴퓨터는 장이 열리자 일찌감치 상한가로 뛰어올라 상한가로 장을 끝냈다. 비트컴퓨터는 전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자신을 의사라고 밝힌 개인투자자 김병건씨는 지난 8일과 9일 장내에서 비트컴퓨터 73만1496주를 매수, 지분 5.5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이유로는 투자목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트컴퓨터 최대주주는 조현정 사장으로 25.97%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32% 정도다.

브라운관용 핵심부품인 고전압저항기와 유닛포커스를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인 포커스는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폭등의 배경에는 물론 슈퍼개미가 있었다. 개인투자가인 임현호씨는 포커스 주식 11.55%를 지난 6, 7, 9일 3차례에 걸쳐 장내매수했다고 9일 저녁 공시했다. 그는 주당 121~170원씩 모두 2억 2000만원을 들여 주식을 사들여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이진수씨의 지분은 5.21%에 불과하다.

카 오디오앰프 제조업체인 에프와이디는 슈퍼개미 출현 공시에 지난 9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슈퍼개미(6.95%)에게 지분을 판 최대주주 이흥재씨의 지분이 11.05%로 줄며 M&A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개인투자자인 정정욱씨는 전날 장 마감 후 “지난 3일 장내에서 99만710주(6.95%)를 사들였다”며 “경영참여가 목적이며 향후 추가매수 의향이 있다”고 공시했다.

올해 서울식품과 한국슈넬제약 등을 넘나들며 거액을 챙긴 슈퍼개미의 원조 경규철씨가 지분을 대량 인수한 하우리도 지난 9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경씨가 대주주로 있는 장외기업 지티전자가 7일 장 마감 후 삼성계열 에스원 등으로부터 지난달 말 하우리 지분 90만주(5.15%)를 경영참가 목적으로 장외에서 취득했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슈퍼개미들은 막대한 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경제매거진 에퀴터블(equitable.co.kr)에 따르면 한국슈넬제약 등을 사고 판 경규철씨 등 7명의 슈퍼개미들은 지난 8월30일 종가기준으로 99억4000만원의 시세차익 및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경씨는 서울식품에서 65억원, 한국슈넬제약에서 10억3000만원의 차익을 올렸고 남한제지를 적대적 M&A하겠다고 선언한 박주석씨도 15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가로수닷컴 주식을 사고 판 정동현씨는 2억6000만원, 아이브릿지에 투자한 왕경립씨는 2억4000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신화실업 주식을 사고 판 김형태씨는 1억7000만원, 금호종금을 매매한 송재경씨는 1억4000만원, 지니웍스를 매매한 김민경씨는 1억원을 벌었다.

슈퍼개미 존재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상승 초기에 잘 편승한 개인투자자들은 큰 차익을 거둘 수도 있고, 급등주는 증시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슈퍼개미가 건드린 이른바 ‘수퍼개미주’는 단기 급등 후 폭락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개인투자자들이 따라붙는 것을 보고 지분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챙기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M&A설을 흘리며 등록기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50여 일 만에 사들인 지분을 전량 팔고 차익을 챙긴 사례도 있다. 김 모씨는 7월 13일 지니웍스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보유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이유는 “우호지분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사이 주가가 5일 연속 상한가를 치는 등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전량 처분 이후엔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단순히 M&A 재료로 인식해 추격매수에 나섰던 개미투자자들은 최대주주의 ‘지분 전량 처분’ 소식을 듣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매물을 처분해야 했다.

이처럼 슈퍼개미의 폐해가 커지자 당국은 뒤늦게 대책을 마련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량지분 취득 후 일정기간 매매금지(냉각기간제 도입) ▲지분공시 시한 단축 ▲보유목적 변동신고 의무화 ▲보유목적 기재양식 이원화 방안 등을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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