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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성장주(Slow Grower)
여기에 속하는 회사들은 보통 오래되고 자산 규모가 큰 회사입니다. GDP 성장율보다 약간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회사들입니다. 저성장주 회사들은 배당성향이 높고 정기적으로 배당을 합니다. 이들은 회사 설립 초중기에는 고성장주에 속해 있다가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성장율이 둔화된 회사입니다.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반면, 일정한 현금 수입이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배당의 형태로 되돌려 줍니다. 미국의 경우 전력회사가 여기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의 유틸리티 회사(전기, 가스)들도 이 범주에 속합니다.
2. 우량주(Stalwart)
연 10-12% 정도의 성장을 하는 회사입니다. 저성장주처럼 자산이 많은 회사이지만 GDP 성장율보다는 훨씬 높은 성장율을 보이는 회사로, 매수 시점에 따라서는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투자수익은 물가상승율이나 다른 투자기회(채권, MMF)와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우량주에 투자해서 10년만에 원금의 2배, 투자수익율 100%를 달성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대단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복리의마술을 생각해보면 연평균 7%의 성장율을 꾸준히 이어간 것에 불과합니다. 주식이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좋은 성적은 아닙니다. 연평균 7%를 보장하고, 원금도 100% 안전한 다른 투자기회도 많이 있습니다.
피터 린치는 우량주의 경우 30-50% 정도의 수익율을 목표로 하며, 이것이 달성되면 매도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구입하는 것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우량주는 경기방어주가 많기 때문에 불경기에 좋은 안전판이 되므로 일정 비율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좋습니다. 워렌 버핏이 구입한 코카콜라같은 회사가 여기에 속합니다만, 버핏의 경우처럼, 우량주 역시 어떤 이유로 값이 현저하게 떨어졌을 때 들어가면 이후 굉장한 수익율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3. 고성장주(Fast Grower)
피터 린치가 가장 좋아하는 주식입니다. 회사는 작지만 높은 성장율을 갖고 있는 공격적인 회사로 연 20-25%의 성장율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피터 린치가 개인투자자가 훨씬 유리하다고 한 이유가 이런 주식을 개인 투자자가 더 빨리 찾아내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 모델이 탄탄하고 매출과 이익이 급속히 성장하는 이들 고성장주는 상당한 규모가 되고 나서야 기관의 눈에 듭니다. 개인 투자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 자신이 구입한 제품, 집 주변의 매장 개점 등으로부터 고성장주가 될 수 있는 회사를 빨리 알아챌 수 있고 회사 내용만 괜챦다면 즉시 구입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경우는 이른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최소 세네 명 이상의 펀드 매니져의 의견을 취합해서 이들 모두가 '괜챦은 회사다'라고 평가해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가 봐도 무난한 회사만 선택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아무리 성장성이 높아도 이름이 별로이거나 업종이 사양산업이면 투자되기 힘듭니다. 게다가 기관의 경우는 시가총액이라든지 자산규모 등에 관해서 최소 어느 정도 이상의 회사에만 투자한다는 내규가 있습니다. 또한 일정 비율을 이른바 '블루칩'에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성 높은 회사를 조기에 구입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기관이 관심을 가질 정도의 시가총액에 이른 뒤에는 이미 성장주로서의 매력은 크게 없습니다.
고성장주는 고수익의 기회만큼 위험도 큽니다. 위험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회사가 작은 경우 몇 년 못 버티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경우에도 성장 모멘텀이 사라지는 순간 갑자기 시장이 싸늘하게 평가합니다. 주가가 급락할 수 있습니다. 고성장주 중 세월의 시험을 이겨낸 것은 우량주 내지 저성장주가 됩니다. 역으로 저성장주나 우량주가 고성장주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작게는 수백 퍼센트, 많게는 천 퍼센트 이상의 경이적인 수익율을 나타낼 수 있는 후보인 고성장주의 발굴과 보유는 개인 투자자 쪽이 기관 투자가보다 더 유리합니다.
4. 경기순환주(Cyclical; 경기민감주)
거의 예측가능한 형태로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주식입니다. 자동차, 항공, 철강, 화학 관련주가 여기에 속합니다. 경기순환주는 매입 시점을 잘못 잡는 경우 원금의 반 이상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경기순환주에 속하는 회사들은 널리 알려져 우리 귀에 익숙한 회사들이 많아서, '안전하면서도 약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인 것처럼 오해되어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즉, 경기순환주와 우량주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량주는 수 년,수십 년 이상 거의 적자없이, 높지는 않지만 일정한 성장율을 계속 기록해 온 반면 경기순환주는 거시경제 순환에 따라 적자와 큰 폭의 흑자 사이를 왔다갔다합니다.
5. 턴어라운드주(Turnaround)
성장도 거의 없으며, 움츠린 경기순환주도 아닌 주식, 경제상황 전반이나 주식시장 전체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등락이 나타날 수 있는 주식입니다. 부도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벗어난 회사나 법정관리를 졸업한 경우와 같이 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할 수 있다면 놀라운 수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내용을 모르면서 소문만 듣고 들어갔다가는 원금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6. 자산주(The Asset Plays)
자산주는 토지나 건물, 또는 석유, 금속같은 원자재, 쉽게 이탈하기 힘든 정규 구독자(독점적 지역신문, 케이블티비) 등 높은 가치를 갖는 자산을 보유한 회사인데 시장이 이를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거나 저평가하고 있는 주식입니다. 그 많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자산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주식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이런 주식은 상당수 존재합니다. 영업 성적이 그다지 주목할 만하지 않다거나 산업이 사양산업이어서 관심권에 들지 못했을 뿐, 자산의 일부만으로도 거의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회사가 드물지 않습니다.
자산주는 애널리스트나 기관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가 더 잘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라든지, 관계사, 또는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있는 회사인 경우 숨겨진 자산에 대한 힌트를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자산주의 경우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가격이 오르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의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면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식들은 이상 여섯가지 카테고리 중 하나에 속하며 이들은 비즈니스의 성격에서나 또 주가의 움직임에 있어서 전혀 다른 양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위험에 대한 태도나 자신이 가진 특별한 지식과 경험에 따라 이들 여섯 가지 중 한두 가지에 특화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고성장주가 저성장주가 될 수도 있고, 턴어라운드주가 재기에 성공한 뒤 우량주가 되는 등, 한 곳에 계속 속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생기므로 그에 맞게 평가를 해야 합니다.
주식이 위와 같이 구분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주가가 구입한 가격에서 몇 퍼센트 떨어지면 손절매를 한다'라든지, '최소 반 년은 기다려라' 같은 말이 무의미합니다. 주식의 종류를 무시하고 오직 수급의 관점에서만 분석하며 판단한다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른바 주식의 '프로페셔널'들이 미디어에 싣고 있는 투자정보를 유심히 보시면 하루가 멀다 않고 "6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강력한 지지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마저 힘없이 무너졌다"는 얘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힘없이 무너지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주식 관련 정보 중 절대로 지침으로 삼아서는 안되는 정보 중 일순위가 바로 주식 가격의 움직임입니다. 비즈니스에 집중해야지 다른 사람이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현재 주가)에 집중하는 것은 가장 빠져들기 쉬우면서도 제일 위험한 함정입니다. 주식시장 전체의 가격 움직임은 물론이고, 개별 주식의 가격 움직임을 예측해서 타이밍을 맞춰 사고 팔겠다는 것은, 특히나 투자하는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최소한 지난 몇 년간 순이익이 얼마나 났는지도 점검하지 않고 소중한 재산을 거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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