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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교보증권 매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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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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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19 2008/06/1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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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의 매각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6월 중순이 되자 매각 기대감으로 교보증권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그러나 높은 매각 추정가와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팔아서 얻을 게 없다는 분석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교보생명이 정말로 교보증권을 매각할 의지가 있는지 회의적인 반응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17일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전일보다 7.90%오른 1만9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그러나 매각 당사자인 교보증권은 물론 인수의향을 보여왔던 몇몇 증권사에서도 교보생명이 정말 교보증권을 매각할 것인지 의심이 든다는 반응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인수 의지는 있지만 지금 가격에는 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높아서 당장은 매각이 어려운 분위기"라며 "교보증권 내부에서는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안 팔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공시한 내용 그대로"라며 "일단 공시를 하면 지켜야하기 때문에 '매각여부 검토'라고 포괄적으로 공시했다며 검토일 뿐이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즉 아직까지도 매각을 포함해서 합작경영, 증자 등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 알려진 교보생명의 교보증권 매각 추정가는 경영권 및 증권사 라이센스 프리미엄을 포함해 6500억원(지분 51.63%) 수준. 증권업계에서는 6500억원 중 경영권 프리미엄이 절반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교보증권의 순자산 4107억원(지난 12월말 기준)에 업계 평균 주당순자산비율(PBR) 1.58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총 6500억원 수준. 교보생명은 지분 51%를 6500억원에 판다고 했으니, 프리미엄과 지분 가치가 절반씩인 셈이다.

가격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장에서 추정하는 가격일 뿐"이라며 "높다면 그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평가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단 매각을 공식화했지만 교보생명으로서는 교보증권을 파는 것이 금융계열사로서의 시너지로 볼 때 아까운 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증권업 라이센스는 특히 금융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은행과 대기업에서 증권사 인수에 열을 올리는 것도, 교보증권에 생각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붙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교보생명의 건전해진 재무상황 또한 교보증권을 꼭 팔아야할 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년 대규모 유상증자의 성공으로 교보생명은 지급여력비율 220%를 기록하고 있고,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434억원에 이른다. 2위인 대한생명 보다도 1000억원이 많은 수준이며, 올해도 4000억원 이상의 순익이 예상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재무적으로 탄탄해졌기 때문에 교보증권 매각을 그리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생명은 그토록 목매던 상장의 길도 열렸지만 재무상황이 좋아졌기 때문에 2~3년 내에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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