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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진 사장의 사임과 "한컴그룹"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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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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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58 2001/09/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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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전하진 사장의 사임과 "한컴그룹"의 미래 [edaily] 전하진 한컴 사장이 26일 전격 사임했다. 지난 98년 8월 한글과컴퓨터(30520)를 살려낼 "국민후보"로 추대되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취임한 지 3년 1개월만의 일이다. 기업의 대표가 사임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벤처 1세대의 대표격인 전하진 사장이 갖는 무게감으로 인해 "대표이사가 바뀌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사진을 전면 개편하며 한컴의 새로운 도약을 강조하던 전하진 사장이었기에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왜 사임했나? "한컴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가족사들로 인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모기업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컴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네띠앙 경영에 전념하여 궁극적으로 한컴의 재무상황을 튼튼히 하고자 한다." 전하진 사장이 공식적으로 밝힌 사임 이유는 이렇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대주주와의 불화설을 이번 사임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한글과컴퓨터의 최대주주는 메디슨의 한컴 지분을 인수한 홍콩의 TGV로 그동안 한컴의 실적 악화와 관련, 까다로운 요구와 경영간섭 등으로 기존 경영진들과 마찰을 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한컴이 이사진을 전면 물갈이하고 외국기업 경력이 풍부한 이사진을 선임, "글로벌"경영 체제로 바꾼 것도 최대주주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한컴 자회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대주주와 일하다보면 어느정도의 마찰은 불가피하며 한컴 역시 여느 외국법인과 다르지 않는 일반적인 수준이었다"며 대주주와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전사장의 사임은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은 아닌듯 하다. 그동안 한컴의 이사진을 개편하고 네띠앙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일련의 과정이 전사장이 "한컴호"에서 "네띠앙호"로 갈아타기 위한 정해진 수순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한컴은 이제 전사장의 이임을 계기로 경영진이 모두 물갈이됐다. 지난 4일 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새롭게 부여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전하진 사장의 사임은 일련의 과정을 모두 마무리하는 의미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한컴의 미운오리 네띠앙 전하진 사장이 자리를 옮겨간 네띠앙은 한컴이 최대주주로 3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네띠앙 측은 "540만개의 홈페이지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중 100만개 이상이 "살아있는 홈페이지"로 홈페이지에 관한 한 국내 1위"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홍윤선 사장이 경영을 맡아오다 지난 10일 홍사장이 사임한 후 전하진 사장이 업무를 맡아보고 있다. 네띠앙은 한컴의 대표적인 자회사이기도 하지만 실적으로만 보면 가장 부실한 자회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매출 76억원, 당기순손실 30억원을 기록했다. 한컴이 2001년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에 13.2%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28억5000만원에 이르는 등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한컴이 한해동안 벌어들인 순익의 20%를 네띠앙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한컴의 자회사로는 네띠앙, 하늘사랑, 한소프트넷, 한컴리눅스, VIP스탁 등이 있지만 경영실적에 있어서 문제가 큰 업체는 인터넷업체인 하늘사랑과 네띠앙이다. 그러나 하늘사랑은 지분 인수시 경영권 간섭을 배제한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전사장이 자회사로 가서 경영에 직접 메스를 댄다면 네띠앙이 1순위인 것은 당연하다. ◇전하진 선장의 네띠앙호 어디로 가는가 네띠앙은 한국형 커뮤니티 포털을 표방한 1세대 인터넷업체다. 최근에는 세이클럽, 프리챌 등이 주목받는 커뮤니티 포털로 성장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수익성도 갖춰나가고 있어 커뮤니티 포털이 허황된 거품 모델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전하진 사장은 네띠앙을 성공한 커뮤니티 포털로 만들 계획은 이미 버렸다. 사실 네띠앙은 전하진 사장 영입 전부터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었으며 전하진 사장의 등장 이후에는 "커뮤니티 포털"이라는 껍질을 과감히 던져버렸다. 전하진 사장이 네띠앙의 회생무기로 삼은 것은 "마이웹"이라는 홈페이지 관련 ASP서비스다. 홈페이지 구축을 원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에게 필요한 모든 소스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금광을 찾기보다는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겠다는 전략이다. 네띠앙은 지난 24일 마이웹을 전담할 영업2부를 신설, 인력 충원 등 조직을 강화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네띠앙은 내년 상반기까지 마이웹에서만 20여억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사장은 "네띠앙의 마이웹 서비스를 통해 네띠앙을 수익성있는 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하진이 떠난 한컴의 미래는? 한글과컴퓨터의 경영은 당분간 CTO인 최승돈 이사가 맡게된다. 그리고 전하진 사장 역시 한컴의 이사로 잔류, 경영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글과컴퓨터는 자회사 실적 악화, 매출구조의 편중성 등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특히 한컴의 간판 상품인 한글 워디안은 앞으로도 MS워드와 버거운 경쟁을 벌여야 하며 대안으로 내놓은 기업용 제품들도 아직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사장의 자리이동이 한컴의 미래에 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것인지에 대한 분석은 아직 "반신반의"다. K증권의 연구원은 "한컴의 가장 큰 짐이었던 자회사의 실적부진은 네띠앙의 주력사업 변경으로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전 사장 사퇴를 포함한 한컴의 일련의 전략이 맞아들어간다면 어느정도 숨통이 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D증권의 연구원은 "한컴의 사업구조 개편은 늘 지적되던 일이었으며 단순히 대표이사가 바뀐 것만으로는 아직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컴측은 오는 10월 출시되는 한글2002의 매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회사의 실적 개선과 새로운 이사진의 글로벌 경영이 어우러져 코스닥의 대표기업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겠다는 분위기다. 26일 한컴의 주가는 전일보다 1% 상승한 3020원으로 마감했다. 이를 대표이사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인한 불안감보다는 네띠앙의 실적개선을 통한 한컴의 재도약을 바라는 기대감이 1% 정도 높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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