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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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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4 2018/11/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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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이야기


   많은 생활용품 가운데 고무줄만큼이나 유용한 쓸모의 인기를 발휘한 물품도 드물다. 효용 가치가 높은 희귀한 발명품으로 인류가 얻은 혜택이다. 한 번 묶기만 하면 늘어지거나 흔들림이 없다. 발명 당시 어떠한 재질도 고무줄만큼 신축성을 능가하는 실용성은 따라올 수 없었다. 특히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의 밧줄은 고무줄이 한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효율의 왕좌 자리를 오래도록 차지했다. 지금은 졸라매는 신축성의 대용품이 나왔다. 당겨서 조르는 기구가 발명되어 질긴 나이론 합성끈에 밀여났지만 왕년에는 최고 활황기를 누렸다. 아직도 내의의 고무줄은 대용품 없이 장수를 누리며 사용되고 있다. 이런 고무줄의 기능이 생활용품에서뿐만 아니고 인생사의 마음 씀에도 끈적이는 인정처럼 활용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떠나라고 밀어내도 당겨져만 오는 그런 사람이 그리운 세상이다. 아무리 복잡하고 메마른 사회라지만 사람 사이에 결코 없어질 수 없는 인정이란 맑은 옹달샘처럼 마르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 인정이 고무줄처럼 사람에게 달라붙어 떠나지 말았으면 한다.


   귀하디귀한 고무줄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망가지고 있어도 보통 사람들은 느끼지 못한다. 그냥 고무줄 수명이 다했겠거니 하고 하찮게 넘겨버리는 습관이다. 고무줄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처음은 매끄러운 표면을 보이지만 사용함에 따라 머릿결보다도 미세한 틈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미세한 실선 같은 틈이 사용할수록 늘어나서 수명이 다하는 일이다. 자세한 관찰로 드러난 미세한 틈이 늘어나는 정도는 사용 빈도에 비례한다. 한 번 사용하면 하나의 실선이지만 두 번 사용하면 네 개의 틈이 되고 세 번을 사용하면 8개의 실선 틈이 늘어나는 이치다. 실선 틈이 늘어나는 정도는 기하급수적인 상처투성이로 가는 순서다. 그렇게도 질긴 물질이 틈이 생기면 끝내 터지고 마는 성질이 드러나는 원인이다. 고무줄이 터질 때의 위험성을 예상하면 아찔한 기분이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사이도 처음은 매끄럽고 원만한 사이로 만나지만 살다가 보면 서로의 허물이 자꾸 드러나게 된다. 허물은 마치 미세한 틈새처럼 벌어져서 생기는 일로 사람 사이도 인정의 끈기가 자꾸 기능이 저하되어 벌어지는 틈이 된다. 사람 사이의 그 틈새도 현미경처럼 볼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명쾌한 답을 구할 수가 있을 것이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서 마음과 마음 사이의 틈새가 더욱 미세하고 복잡하다. 아무런 문제 될 것이 없는 일도 몇 사람의 마음이 겹쳐지고 전달 과정이 생기면 오해의 소지로 더욱 커지는 일이다. 물질의 틈새는 봉함이 쉽고 뒤탈 없이 용접의 자리처럼 원래보다 더 튼튼하게 봉함이 되지만 마음의 틈새는 그렇지 못하다. 마음의 틈새 상처는 봉함도 어렵고 봉함의 흔적도 원래처럼 되돌리기도 곤란하다.


   마음과 마음이 한 번 틈이 벌어지면 가공할 전쟁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 틈새도 용접 자리만큼이나 완벽하게 봉함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 봉함을 잘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의 능력 있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국제사회에서는 노벨평화상 감이고 나라 안에서는 대통령 표창이나 훈장감이다. 비둘기처럼 부드럽고 가죽고리 만큼 끈기 있는 강철보다 더 강력한 의지와 지혜가 필요한 일이다. 서로의 마음을 녹여줄 용광로처럼 이글거려 진지하고 화합되는 마음의 함몰이 크게 웃음 짓게 하는 일체가 그립다. 용광로처럼 이글거려 한마음으로 엉길 수 있는 마음 그릇은 없다. 그러나 우선 필요한 것은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사랑의 연결고리로 얽어매는 일이 더욱 절실하다. 사랑하는 사이는 틈이 생길 일이 없다. 아쉽고 그리움만 언제나 사랑의 그림자가 되어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마음은 둘로 갈라지지 않는다. 먼저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은 이상 절대로 틈이 생길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사랑의 중력은 우주도 둥글게 끌어모은다.


   고무줄에 공을 달아서 힘을 가해 밀면 밀린 만큼 되돌아온다. 어쩌면 미는 힘보다 더 강하게 다가선다고 하겠다. 고무줄이 사랑의 힘으로 끈끈하게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더 멀리까지 길게 밀어도 밀린 만큼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사람 사이도 사랑하는 일만큼 사랑을 받는 사람도 즐거워지는 일이다. 사랑을 행복하게 받고 즐거움을 가득 누리는 사람이 그 행복을 돌려주는 일은 스스로 이루어지게 되는 일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런 마음이 저절로 생겨나는 이치다. 어떤 사람은 이런 것을 양심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올바른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자연히 생기는 마음 상태다. 사랑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모성의 본능 같은 막무가내의 애정이다. 누가 말릴 수도 없는 숭고한 사랑을 속이지도 감추지도 말았으면 한다.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야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두텁게 자아내는 일이다.


   항상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일은 고무줄이 미세한 틈의 사이 금이 생기는가를 지켜야 한다. 틈새 미세하게 벌어지는 금의 수가 많아지거나 커지는 것을 방치하면 큰 사고를 내고 말 것이다. 자동차에 실은 짐은 도로상의 교통사고를 크게 유발할 것이고 팬티나 바지의 고무줄은 수치로운 무안을 당하게 한다. 물질적으로도 너무 큰 사고를 상상할 수도 있지만, 마음의 고무줄은 틈새 방관으로 더 큰 사고를 내는 일이다.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하고서 후회한들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미리 일어날 흔들림의 생각을 안정적인 준비로 임해야 물질이나 마음에 큰 탈이 없다. 특히 마음의 끈끈한 정으로 다져지는 줄은 당겨져 오는 그리움으로 한없이 포근함을 느끼는 일이다. 모든 물질을 앞서는 생각의 능력은 어진 마음이 끌어낸 해결사로 등장하게 돕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살아가는 지혜다.


   마음을 이끄는 정감은 끌어안는 고무줄처럼 사랑을 불러모으는 정다운 줄이다. 사람 사는 생활에 바쁘다는 핑계는 버리고 사랑을 베푸는 마음은 언제나 행복하다. 행복은 귀중품처럼 백화점에서 사는 일이 아니고 남을 사랑하는 베푸는 모습이다. 늘 그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많은 사람의 즐거워하는 마음을 한몸에 지니는 사람이다. 샘물은 퍼낼수록 맑아지는 이치다. 가는 길에 위험한 유리 조각이나 사나운 가시가 방해하면 반드시 치우고 남이 다치지 않게 하는 사람이다. 그냥 자기만 피하고 가서는 베푸는 마음이 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사람을 안전하게 돕는 마음은 스스로 즐겁고 보람으로 여겨지게 마련이다. 이런 행복감이 자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일이고 남에게는 즐거운 선물이 된다. 선행에 스스로 마음이 즐겁고 보는 이도 덩달아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일이다. 노자에 상선약수란 말이 이런 마음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남에게는 이쁘게 호감을 주고 자기 건강도 되돌려 받는 이런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 글 : 박용 2018.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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