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는 호재다.
여유자금을 자본금으로 돌리고 그만큼 주식을 발행하는 무상증자는 중소형 종목의 경우 유통주식 수를 늘려 유동성을 높인다 . 또 대주주가 주가나 주주 이익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다 . 따라서 대개 주가가 상승한다.
최근 에이치앤티는 100% 무상증자(자본금과 주식 수를 두 배로 확대)를 결정했는데, 발표일 전부터 조금씩 오르더니 당일에는 상한까지 오르는 등 주가가 한 단계 도약했다.
지난달 무상증자를 실시한 세진티에스도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이 때문에 무상증자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미리 파악해 관심을 두는 것도 나름의 투자전략이라 할 수 있다.
무상증자 대상 기업을 보려면 우선 회사 내 여윳돈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 또 유통주식이 적어 무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유동성이 좋아져야 한다.
8일 매일경제신문은 굿모닝신한증권에 의뢰해 자금여유가 크면서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유통주식이 많지 않은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의 중소형 종목을 선정했다.
그 결과 모두 10개 종목이 선정됐다 . 이들 종목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인 유보율(지난해 3분기 기준)이 최소 400%에서 최대 3000%가 넘어 자금여유가 있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소액주주보다 높았다.
매일유업은 유보율이 2912%였다.
이익이 쌓여 생긴 잉여금이 자본금의 30배에 이를 정도로 자금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최대주주 지분율이 40%를 넘을 정도로 높은 반면 소액주주는 20%대에 그쳤다 . 실제 매일유업의 하루 거래량은 2만주가 채 안될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하다.
삼보산업은 유보율이 3017%에 최대주주 지분율은 76.52%로 높다 . 그 동안 실적도 무난해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를 늘리고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다.
해성산업과 에스엘도 유보율이 모두 1700% 이상이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각각 68.25%와 52.08%나 됐다.
이 밖에 디피아이, 대림통상, 국보디자인, 경축, 부산주공, 비츠로시스 등도 유보율과 최대주주 지분율이 모두 높았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무상증자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며 특히 40% 이상 대규모로 무상증자를 하는 경우 공시 발표 이후에도 주가가 꾸준하게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유보율이 높은 기업이 대개 무상증자 비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현금, 즉 자산이 많다는 것으로 지금처럼 증시 전반이 급등락할 때 주가 하락을 방지하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며 "자산주로서 성격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외부 자본을 받는 유상증자 또는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가 무상증자와 병행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에 `물타기`가 이뤄질 수 있고, 무상증자 비율이 낮은 경우 주가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용 어> 유보율 =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합한 금액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서, 영업활동이나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 중에서 어느 정도나 회사 내에 쌓여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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