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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특별취재반 ][[다우해부③-상]키움證, 운용사 설립 자격 상실한 속사정]

-계열사 퇴출 막기 위해 차명계좌 통해 지분 매입

-다우기술 5%룰 위반 검찰 적발, 형사처벌

증권사 대주주가 차명계좌를 동원해 검은 거래에 나서는 일이 가능할까? 키움증권 대주주인 다우기술은 실제로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다우기술은 차명계좌를 통해 계열사 지분을 매집하고 이를 보유하고 있다가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대주주의 결격사유로 키움증권은 자산운용 설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다른 금융회사들이 자본시장 통합법 발표에 대비, 자산운용사 설립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데도 키움증권에겐 그림의 떡이 된 셈이다

◇ '고의적, 장기 은닉'...검찰, 이례적 처벌

키움증권은 지난 2006년 2월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했다. 온라인증권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키움증권은 금융감독당국에 예비허가신청서를 접수했지만 한달 뒤 ‘불가’ 통보를 받았다.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던 다우기술이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사실이 심사 과정에서 들통났기 때문이다.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위반사안이 있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었다.

사건의 발단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열사인 인큐브테크는 다우기술 다우데이타 등 계열사에 대한 무리한 지원 여파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이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거래소 시장에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인큐브테크는 감자를 결의한다. 하지만 다우기술의 기존 지분이 감자되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회사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물론, 과거의 계열사 거래로 인한 부실화의 책임소재까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급해진 다우기술은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통해 인큐브테크 지분을 10% 가량 몰래 사들였다. 5% 이상 지분을 매입하거나 최대주주의 지분변동을 보고하도록 한 증권거래법을 어기면서 다우기술은 2004년 적발 직전까지 차명계좌를 통해 지분을 위장 보유하고 있었다.

시장의 신뢰와 거래 투명성을 생명으로 여겨야 할 증권사 대주주가 앞장서서 시중의 이른바 '작전세력'들이 사용하는 차명계좌 수법을 활용한 것이다.

2005년 검찰에 의해 이같은 사실이 포착돼 다우기술은 대량보유보고 의무와 소유주식 보유보고 의무 위반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됐다. 통상 지분보고 위반에 대해서는 감독당국 차원에서 주의나 경고 정도의 징계가 내려진다. 하지만 다우기술의 경우는 검찰이 직접 나서서 '벌금 500만원'이라는 이례적인 처벌을 내렸다.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고의성이 짙고, 일시적인 위반이 아니라 장기간 은닉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증권사 대주주 자격 '유지요건'미비...다우, 키움증권 버젓이 소유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차명계좌를 도용해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단순한 벌금 액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행법상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상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자산운용사의 주요 출자자가 될 수 없다.

결국 키움증권은 주요 출자자 요건으로 인해 2010년 상반기까지 자산운용사 설립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현행법상 키움증권의 자산운용사 설립은 무산됐지만 다우기술의 키움증권 대주주 자격은 그대로 유지돼 왔다.

증권사의 대주주 자격요건이나 주요 출자자 요건은 신규 설립이나 지분 취득시에만 적용되기 때문. 지분을 취득한 이후에 불법행위가 적발되더라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저축은행의 경우도 출자자 요건이 마련돼 있지 않아 대주주와 관련된 각종 비리와 부당 계열사 거래가 끊이지 않아왔다.

은행의 경우는 반기별로 지분 취득이나 신설 시에 적용되는 요건을 심사, 대주주의 적격성을 가리고 있다. 대주주가 금융관계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증권사가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와 비교할수 없이 커졌음에도, 은행 대주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행 제도의 허점으로 인해 부도덕한 대주주가 증권사를 소유할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는 셈이다.

차명계좌 거래에 나선 다우기술의 오너 김익래 회장은 이후 키움증권의 상근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하편'에 계속>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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