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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ㆍ동서ㆍ한국알콜…환란 극복한 기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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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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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48 2008/11/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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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와 같은 굵직한 승부에서 두 팀 성적이 엇비슷하다면 패기보다는 관록에 베팅하라."

유명 스포츠 도박사들이 금언처럼 여기는 말이다. 주식도 비슷하다. 결정적인 상황에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급 회사들이 더욱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이들 회사는 풍부한 경험에서 오는 안정감으로 실책을 최소화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을 오랫동안 관찰해온 한 증권거래소 임원은 "요즘 같은 위기 국면에선 외환위기,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카드채 사태 등 위기의 굴곡을 넘기면서 살아남은 상장사들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기업들의 유동성과 업황이 어려워지는 이때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도 투자의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것.

매일경제신문이 11일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 자료를 의뢰해 1997년 이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중 지금까지 경영권 변동없이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을 추려봤다. 시가총액이 코스닥 100위 안에 들거나 매출액 규모가 20위 안에 있는 상장사로는 서부트럭터미날 한국알콜 유니슨 진로발효 태광 한국선재 동서 휴맥스 오스템 등이 꼽혔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무차입 경영 등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전문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면서 경쟁력을 높여왔다는 점이다. 위기상황에서도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해온 점도 닮은꼴이다. 경기회복 국면에서 가파른 실적개선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동서는 1995년 상장 이래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알짜 기업이다. 부채 비율(16.8%)보다 현금성자산 비율(21.1%)이 높을 정도로 부채관리와 유동성 상황이 양호하다. 이 회사 재무 담당자는 "5년 전부터 무차입 경영을 해오고 있다"며 "식품 유통 등 잘 아는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경기침체기에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말했다. 주가도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코스닥 지수 대비 50% 이상의 초과 수익률을 내고 있다.

세계 1위 산업용 관이음새 제조업체 태광은 위기의 순간을 과감한 시설 투자로 극복해 왔다. 김재현 태광 상무는 "외환위기 때 그간 쌓아왔던 이익금으로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역발상이 회사 규모를 폭발적으로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회사 창립 이래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태광은 외환위기 당시 녹산공단에 대규모 공장 용지를 확보하고 시설 투자에 들어갔다. 세 배 이상으로 급증한 생산량은 2003년 걸프전 이후 유가 상승과 함께 이어진 석유플랜트 건설 증가의 수혜를 오롯이 누리게 해줬다.

한국알콜도 위기에 강한 기업으로 눈에 띈다. 소주용 정제주정이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고, 도료와 접착제 등에 쓰이는 초산에틸은 최근 수입품의 덤핑 방지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남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요즘 기업들의 화두는 성장이 아닌 생존"이라며 "이럴 때는 실적과 재무제표 등 정량적 지표 외에 경제위기를 극복한 경험도 중요한 투자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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