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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현중 기자][윤석금 회장이 최대주주인 웅진쿠첸 필터사업부 195억원에 인수]

웅진코웨이가 지난해 그룹내 부실 계열사인 웅진쿠첸의 필터사업부문을 비싸게 인수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웅진쿠첸의 최대주주가 다름아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어서 의혹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11월 비상장사인 웅진쿠의 필터사업을 195억4600만원에 인수했다. 필터사업부는 양도당시 자산 6억5500만원에 부채가 39억5000만원으로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 32억9500만원이었다.

웅진쿠첸은 이 거래로 지난해 228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어 지난 2004년 창사이래 처음으로 13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로 자본금도 마이너스 59억원의 완전 잠식 상태일 정도로 재무구조가 취약했지만 필터사업을 판 이후에는 자기자본 79억원(자본금 55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웅진코웨이는 필터사업부의 마이너스 자산가치 32억9500만원과 현금지출액 195억4600만원을 합한 228억4100만원을 지난해 결산 당시 무형자산 영업권으로 계상. 앞으로 5년간 비용으로 상각할 예정이다.

↑회사측 자료

필터사업부 매각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비상장사 웅진쿠첸의 최대주주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다. 웅진쿠첸의 윤회장이 지분 48.38%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회사와 마찬가지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 보유지분은 0.42%에 불과하다.

반면 상장사인 웅진코웨이는 웅진홀딩스가 32.74%, 라즈드에셋매니지먼트가 11.98%,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가 8.39%를 보유하고 있다. 법인과 개인을 포함한 소액주주 지분율이 49.48%나 된다.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 주식 84.75%를 보유하고 있지만 직접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은 없다.

논란의 핵심은 195억4600만원이라는 양도가액을 어떻게 산정했느냐 여부. 회사측은 필터사업부의 수익가치를 산정하면서 2007년 추정손익과 2008년 추정손익을 평균한 23억원의 가중평균 추정이익을 자본화하고 여기에 마이너스인 순자산가치를 더해 계산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필터사업부의 매출과 이익이 매년 급감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미래 수익가치가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웅진쿠첸 필터사업부 매출은 2006년 219억원에서 2007년 190억원으로 줄었고 2008년엔 140억원으로 더욱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회사측 관계자는 "웅진코웨이가 자체 생산라인을 이용해 멤브레인 필터 반제품을 제조하고 있다"면서 "양수이전에 원재료에서 반제품 공정을 생산하던 웅진쿠첸의 해당 매출과 수익은 양수 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웅진코웨이가 자체 생산하기로 한 반제품 부문이 2007년 웅진쿠첸의 매출에 기여한 금액은 31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더라다도 2008년 매출은 전년에 비해 20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 셈이다.

회사측은 또 2007년 이익을 31억원으로 추정했지만 2008년엔 16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 수익가치를 산정할 때 두 해의 추정이익을 평균하지 않고 2008년 추정이익을 기준으로 했다면 195억원보다 훨씬 낮은 양도가액이 나왔을 수 밖에 없다.

↑회사측 자료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전체 매출에서 필터 부분의 비중이 크지 않지만 매출과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익 추정에는 이 부분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적정가액 이상을 지불했다는 논란이 일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웅진쿠첸을 살리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인 사업부를 2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들여 양수한 것은 웅진코웨이 일반 소액주주의 이익과는 배치는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현중기자 hook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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