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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동해전장은 여의도 63빌딩에서 M&A와 외자유치에 관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미국, 일본 업체와 총 5000만달러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굴뚝산업에 종사하는 제조업체인데다 자본금이 90억원에 불과한 동해전장이 5000만달러라는 대규모 외자를 유치한다는 것은 분명 "축하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동해전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뒤죽박죽격인 발표와 준비 부족으로 오히려 "과연 외자유치한다는 게 사실인가"라는 의구심만 불러 일으켰다. 외자유치 발표의 사실여부를 떠나 발표 과정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의심을 초래한 부분은 하나 둘이 아닐 정도로 많았다. 우선 가장 큰 부분은 외자유치 규모. 동해전장측이 기자들에게 제공한 "벤처 위기설에도 "가을의 전설"은 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는 "미국, 일본 업체와 5000만달러 외자유치 협상에 들어가.."라고 명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 부분은 부풀려졌거나 잘못 작성된 것이다. 이 회사 채철 사장은 "현재 일본 회사와 약 2000만달러, 미국 회사와 3000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협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며 "이 두 협상을 동시에 체결하긴 힘들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먼저 완료되면 나머지 하나는 자동 결렬된다"고 말했다. 이 논리대로라면 최소 2000만달러, 많아야 3000만달러의 외자 유치가 가능하다. 이같은 추궁에 채 사장은 다시 "미국 회사의 경우 지분율을 높여주면 3~5년간 단계적으로 4000만달러도 투자할 수 있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대답했다. 둘째, 외자유치 동기나 해외업체의 투자 목적이 분명치 않다. 외자유치 이후 그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채 사장은 "아직 정확히 어디다 쓸지 확정하지 못했다"고 했다가 "자동차배선 관련사업에 쓸 수도 있고, 다른 분야에 쓸 수도 있다"며 불분명하게 답했다. 또한 미국이나 일본 업체가 경영권없이(동해전장은 앞서 경영권 유지를 전제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신기술을 제공하는 대가로 높은 프리미엄에 투자할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동남아 시장 진출에 앞서 한국을 교두보로 삼을려는 것"이란 설득력없는 답을 내놓았다. 셋째, 해외업체의 신주인수가격과 관련된 부분도 혼선을 야기했다. 현재 동해전장은 5000만달러(약 55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면서 유상증자로 신주를 넘겨준다는 스킴을 짜고 있다. 경영권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현 주가가 1만2000원대라 해외업체가 지불하는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채 사장은 "영업 프리미엄을 최대한 높게 받으려고 계획중"이라며 "한 증권사에서 자산가치를 4만원까지 책정한 적도 있어 최소 3만원~3만5000원은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만 제시했다. 넷째, 행사 도중 계속된 실수는 도대체 이같은 대규모 호재를 발표하는 업체로서 이해하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참석했던 모든 기자들은 보도자료에 있는 수치 오류는 물론 회사 관계자간에도 통일되지 못한 발언 등에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채 사장이 "외국계에 지분 49%를 넘겨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자금담당 상무는 "그건 실수였고 대주주 지분의 49%를 넘겨주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또 보도자료와 발표 초반에 전혀 언급도 없다가 기자들의 추궁에 "이미 두 회사와 MOU를 체결했다"며 즉흥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에 외자유치가 성사될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중소기업이 회사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큰 일"을 발표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신뢰을 잃을 만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e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