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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8 2021/12/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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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내 M&A 결산]①
- 올해 M&A 시장…지난해 부진 털어내
- 지난해 M&A거래 규모 3분기 만 돌파
- 온라인 플랫폼 빅딜이 '열기 원동력'
- 연말 넘어 내년에도 분위기 이어질 것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장(場)이 섰는데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을쏘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흐름은 이 한 문장으로 대신할 수 있다. 시장에 굵직한 매물이 쏟아지자 ‘눈치만 보면 기회를 놓치는 분위기’가 펼쳐졌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속속 인수전에 나섰다. 단순 바이아웃(경영권 거래)을 넘어 지분 투자에도 조 단위 투자 경쟁이 펼쳐지며 열기를 지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년 만에 분위기 몰라보게 변한 M&A 시장

이런 열기는 수치로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데일리가 하나금융투자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이뤄진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액(잔금 납입 완료 기준)은 34조1310억원에 이른다. 4분기 수치가 더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이뤄진 M&A 거래 금액(26조961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분기별로 10조 넘는 평균 거래규모를 감안하면 지난해를 넘어 2018년(47조131억원) 거래 규모를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글로벌 시장 열기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이뤄진 국내외 M&A 규모는 4조4000억달러(약 5187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고 기록을 세운 2007년(4조1000억달러) 상황을 이미 넘어선 수준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예약한 상황이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자. 예기치 못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상반기는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던 시기다.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에 M&A 거래 자체를 유보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거래가 멈추니 경쟁에 제약이 생겼고 매각가도 계속 떨어졌다. 거래 시기를 뒤로 미루는 일이 속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유망 매물들의 매각이 밀린 사이 자금 마련이 급했던 대한항공(003490)과 두산(000150) 등이 내놓은 기업 구조조정 매물만이 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을 뿐이었다.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데는 앞선 이유에서 차례로 답을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경제가 휘청이자 각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다. 같은 시기 백신 개발 등으로 빚어진 코로나19 적응 움직임도 M&A 활기에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해마다 투자 수익을 내야 하는 연기금이나 5~7년 단위로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부터 모집하는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를 집행하는 PEF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투자기간이 강제로 소진 당한 입장에 놓였다. 올해 활발한 투자에 초점이 맞춰진 것도 이 때문이다. 때마침 매각 시기를 미루고 시장 분위기를 봐왔던 대형 매물들이 시장에 쏟아진 점도 한몫했다.

온라인 플랫폼·대기업 참전 효과…분위기 내년까지 간다

시장에 거래된 굵직한 M&A 사례들을 보면 온라인 기반 매물에 대한 인기가 어마어마했다. 올해 1분기 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온라인 채용 플랫폼인 잡코리아를 90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분기 신세계가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상반기 플랫폼 매물이 시장을 달궜다.

국내 IT 사업자 양대산맥인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도 웹툰·웹소설 기반 사업자를 잇달아 흡수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네이버가 지난 5월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71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국내 웹소설 플랫폼인 문피아 지분 56.26%를 1700억원 가까운 금액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꿰찼다. 이에 질세라 카카오도 웹툰 스타트업인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차례로 인수하며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베팅하기도 했다.

골프 매물에 대한 인기도 꾸준했다. 특히 중견 PEF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깜짝 빅딜을 일궈내며 열기를 이끌었다.

3분기 들어서도 한샘(009240)과 휴젤(145020), 요기요 등 시장에 나왔던 대형 매물들의 손바뀜이 이어졌다. 상반기 온라인 플랫폼이 M&A 대세를 이뤘다면 하반기에는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외 PEF 운용사뿐 아니라 신세계와 GS 등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사업 재편을 위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시장 열기에 영향을 미쳤다.

바이아웃 뿐 아니라 지분 투자도 열기가 이어졌다. 지난 10월 SK E&S가 발행하는 2조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선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 해가 저무는 연말에도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1세대 매물인 다나와(119860)를 비롯해 티맥스소프트 등이 줄줄이 시장에서 점치는 수준보다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맞고 있다.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8조원의 몸값이 점쳐지는 한온시스템(018880)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현대LNG해운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밖에 버거킹과 대경오앤티, EMK 등도 수천억 몸값이 예상되는 시장 매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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