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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러스트벨트(낡은 산업 지역)로 몰락하는 듯했던 경주에 최근 투자 활기가 돌고 있다. 울산에 있는 현대차(005380) 완성차 공장에 제품을 납품하는 부품사들이 전기차 부품 생산을 위한 새로운 기지를 이곳에 구축하고 있다. 울산과 가깝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으로 관련 기반시설이 구축되고 있어 경주가 ‘미래차 기지’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자동차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018880)은 경주 외동읍 냉천리 3만3000㎡(약 1만평) 규모 부지에 전기차 전용 열관리 시스템 공장을 건설했다. 지난 9월부터 가동된 이 공장에서 생산된 히트펌프시스템, 냉각수밸브어셈블리 등은 현대차 울산공장에 공급돼 E-GMP(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 5·6·7′과 제네시스 전기차에 탑재된다.
한온시스템 공장이 있는 외동읍 산업단지(산단)는 경주 내 최대 규모 산단으로, 2000여개 업체가 입주했는데 대부분이 자동차 부품(금속·기계 포함) 업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 분위기는 썰렁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생산량이 줄면서 상당수 부품사가 일감을 확보하지 못했고 문을 닫는 곳도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그런데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이 확대되면서 관련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대원강업(000430) 계열사인 대원정밀은 외동 모화산업단지에 제네시스 전용 공장을 증축 중이다. 제네시스 전기차에도 들어가는 시트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새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다.시트 부품사 현대엠시트도 이곳에 친환경 시트 부품을 위한 새로운 제조 설비를 짓기 위해 투자에 나섰다. 현대엠시트는 앞으로도 경주 공장에 투자를 확대해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경주시 투자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이정호 주무관은 “얼마 전까지 투자 상담 요청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전기차 부품 관련 공장 설립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경주에 잇달아 공장을 설립하고 나선 것은 울산과 인접한 입지 덕분이다. 입지로만 따지면 완성차 공장이 있는 울산이 최적이지만, 울산은 과포화 상태라 사실상 공장 건립이 불가능한 상태다.최근 경주에 공장을 건설한 한 부품사 관계자는 “울산에는 큰 공장을 세울 부지도 없지만, 인건비가 너무 높아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며 “경주 외동은 현대차 공장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고 투자 환경이 나쁘지 않아 부품사들이 생산 기지로 삼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장이 있는 곳은 경주이긴 하지만, 주요 문화재가 있는 시내와는 거리가 있고 생활권으로 보면 울산과 더 가깝다”라고 덧붙였다.외동 산단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울산 공장까지 가는 거리는 15㎞ 정도다. 경주시에 따르면 7번 국도 확장 작업이 이어지고 있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되는 경주 외동~울산 농소 도로가 뚫리면 접근성은 더 개선될 예정이다.해외에 지은 공장을 국내로 들여오는 리쇼어링(국내 복귀) 부품사들도 경주를 찾고 있다. 현대차와 전기·수소차용 신소재를 개발하는 일지테크(019540)는 중국 공장 규모를 줄이는 대신 경주에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시트 제품을 생산하는 디에스시 역시 경주에 11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했다. 디에스시는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었는데, 경주에 새 공장을 지으면서 국내로 복귀할 예정이다.경주를 찾는 전기차 부품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경주시도 미래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경주 외동 산업단지 내 ‘차량용 첨단소재 성형가공 기술고도화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1차 부품업체와 달리 시제품 제작이나 테스트 설비가 없는 2~3차 부품업체를 위한 지원 센터다. 경주시 측은 “미래차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경주시가 미래차 클러스터 혁신도시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선옥 기자 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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