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6일 제18대 국회의 남은 1년을 책임질 원내대표에 비주류로 중도성향인 황우여(4선·인천 연수) 의원을 선출했다.
당 정책위의장으론 황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비주류 이주영(3선·경남 마산갑) 의원이 뽑혔다. 황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명박계(친이계)로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친이계 주류 중 주류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안경률(3선) 의원을 꺾었다. 재적의원 172명 중 157명이 출석한 가운데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황·이 의원은 90표를 획득했다. 안 의원과 그의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 후보)인 진영(재선) 의원은 64표를 얻었다. 이로써 한나라당 권력은 주류에서 비주류로 이동하게 됐다.
황 의원의 승리는 4·27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에서 다수 의원이 친이계 주류 중심의 당 운영에 거부감을 나타낸 결과로 보인다. 특히 선거 패배 후 당 쇄신을 주장해 온 일부 초·재선 의원 그룹, 60여 명인 친박근혜계(친박계) 의원이 대거 황 의원을 지지해 당선시킴으로써 친이계가 2008년 4월 총선 이후 3년간 장악해 온 한나라당에 ‘반란’이 일어난 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 대한 의원들의 위기감이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대통령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며 “이번 결과는 친이계의 분열과 몰락을 뜻한다”고 말했다.
결선 투표에 앞서 황우여·이주영 의원 조는 159명의 의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64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과반인 80표 득표에 실패했으나 예상 밖으로 많은 표를 얻어 파란을 예고했다. 안경률·진영 의원 조는 1차 투표에서 2위(58표)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이병석·박진 의원 조는 1차 투표에서 3위(33표)에 그쳤다. 이병석·박진 조를 지지한 의원들은 결선 투표에서 대거 황우여·이주영 조를 지지했다. 이에 따라 이상득계 의원들이 이재오계 후보를 ‘물’ 먹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 의원은 2009년 5월 제2기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 당시 친이계를 대표해 나섰던 안상수 의원에게 95대62로 패한 적이 있다.
글=신용호·정효식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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