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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전쟁을 실감하지 못하는 우리들....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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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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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33 2008/09/2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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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고

지구적 재앙이라 불리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가 소리 없는 녹색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 환경 선진국에서는 환경규제를 통해 환경 친화적이지 못한 제품의 시장 진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도 생활 속에 친환경을 실천하는 녹색소비자가 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우리 생활로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 해 사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웰빙’과 ‘로하스’ 열풍에도 ‘친환경 상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아직도 ‘건강 상품’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친환경 상품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서, 친환경 상품에 대해 80% 정도가 관심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친환경 상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59.7%로, 우리나라 국민 열에 여섯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제조 제품의 경우 겨우 1%만이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친환경 상품의 범위에 대한 좁은 시각과 재제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해석된다. 검색 포털에서 ‘친환경 상품’을 검색하면 온갖 유기농 채소와 녹색 포장 생활용품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에서도 이런 우리의 인식을 잘 읽을 수 있다.

재제조는 쓰던 것(중고품)을 단순 세척이나 수리를 통해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이나 용해하여 물질로 재순환시키는 재활용과는 다른 자원 순환 방식이다. 재제조는 사용된 또는 폐기된 제품을 회수하여 비파괴 분리를 통해 물리적 변형을 시키지 않고 그 성능을 원제품의 성능으로 복원시키는 일련의 과정이기에 원재료 및 에너지의 보존율이 매우 높은 효율적인 자원 순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폐자동차 부품을 재가공한 재제조 부품은 신제품 대비 80∼90%의 에너지 및 자원 절감 효과를 가져 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재제조품의 성능은 신제품과 유사한데도 가격은 대부분 신제품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20세기 초반부터 재제조를 시작해 온 미국은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항공기, 선박, 건설 중장비, 소비재, 전자제품, 음향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재제조 산업이 발달되어 환경과 자원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재제조 산업은 그 특성상 공정의 완전 자동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이 드는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부문이다. 미국의 경우 재제조 업체 수가 약 7만곳, 고용인원은 약 48만명으로, 소비재 산업과 비슷한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재제조는 폐제품을 파쇄하고 녹이는 등 물리적·화학적 변형을 통해 물질로 재활용하는 것에 비해, 에너지 및 자원 절감 효과가 월등히 높다.

이렇듯 재제조를 통해 환경·경제적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전환이 수반되지 않으면 산업 활성화를 이룩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선 소비자들이 재제조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품질인증제도의 활성화와 재제조품에 대한 보증체계를 확립하고, 대국민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극소수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만 재제조 품질인증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하여야만 제도 실시의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재제조 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한 관련 업체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신뢰성이 높아질 때 우리나라의 재제조 산업은 한층 더 도약·발전하는 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때 에너지 절감형 자원순환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영수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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