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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82 2017/05/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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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백지화’되나

경향신문기사입력 2017.05.23 오후 10:31

ㆍ정치권·환경단체 요구에 한수원 “정부 방침 따를 것”
ㆍ문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내달 중단 지시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신고리 원전 5·6호기 백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과 환경단체가 공사 중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데다 원전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공기업인 만큼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공정률도 그리 높지 않아 건설 중단은 시간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다음달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폐로)되는 날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지시를 포함, ‘탈핵 선언’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민주당 원전안전특위(위원장 최인호)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고리원전본부를 찾아 신고리 5·6호기 등 신규 원전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정부 입장이 정해지면 공약 사항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해 한수원 사장이 정부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수원이 밝힌 신고리 5·6호기의 공정률은 4월 말 기준으로 27.61%다. 설계가 79%, 기자재 구매가 53% 이뤄졌으나 시공은 공정률이 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한수원이 문 대통령 당선 후 공사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 공사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다. 정부 방침이 나오기까진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건설 중단 방법에 관해 얘기가 오가고 있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발의한 원자력안전법 일부 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 에너지 수급계획 변경을 통한 사업 중단 등의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수원의 자체적인 사업 철회다.

하지만 한수원 측은 “4월 말까지 투입된 비용만 1조5200억원으로 건설이 중단되면 시공사와의 계약 파기로 법적 문제가 불거질 것이고 결국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규 원전은 더 없다”던 문 대통령의 약속대로 신고리 5·6호기는 어떤 식으로든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전날 출범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이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전문위원들과 곧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는 지난해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 허가를 받기 전부터 공사를 진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때부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시민사회단체에선 한국 최초의 상업원전인 고리 1호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날 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포함한 탈핵 선언을 하길 바라고 있다. 원전 밀집지역인 부산에서 이런 선언을 하는 게 상징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로드맵을 짜고 있는 국정기획위 역시 이런 여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다음날이자 월요일인 6월19일 공식 폐로 행사를 연다. 행사 규모나 문 대통령 참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건설 중인 원전의 매몰 비용이 늘어나고 신규 원전이 들어설 지역에선 갈등만 커질 뿐”이라며 “대통령이 하루빨리 탈핵 의지를 적극 표명해 올해를 탈핵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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