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수 자금에 대한 부담감으로 간만에 찾아온 상승장에서도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 그룹은 산업은행 사모펀드(PEF)가 추진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1주 매입 계획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후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산업은행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 그룹이 대우건설에 눈길을 주고 있는 것은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조선 부문이 건설 부분과 합쳐질 경우 그 시너지가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업체가 건설업체를 인수할 경우 태양 플랜트나 해외 플랜트 수주 등 플랜트 부문의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플랜트 부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그룹 시너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STX 그룹의 현금 여력이 충분치 않음을 감안할 때 유동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뉴스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STX유럽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 등 해외 자회사에 대한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문어발식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에서는 STX 유럽 및 중국에 대한 투자자금 회수 방안도 관심거리인 상황에서 또다시 M&A에 나서는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며 "업황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뚜렷한 모멘텀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애널리스트는 "돈이 나간다는 악재는 뚜렷한 반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상당한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면서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STX 그룹의 결정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은 편이지만 주가는 그리 큰 낙폭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이 오랜만에 뚜렷한 강세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한 껏 살아난데다 STX그룹의 경우 이미 여러 악재가 선반영되며 주가가 상당한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TX그룹주를 보유하고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던 투자자들은 난감하기만 한 모습이다.
주가가 크게 빠졌다면 단기적인 시각에서 저가 매수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낙폭이 제한적인 만큼 저가 메리트 역시 크지 않은 상황이고, 주식 보유자들의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반등할만한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속 들고 있는 것도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최광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인수 이슈에도 주가 충격이 크지 않아 저가 메리트를 기대하기 쉽지 않고, 그렇다고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할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옆으로 기는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초단기적인 시각으로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매수에 나선 후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하면 재차 매도하는 등 방망이를 짧게 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STX는 전일대비 550원(-3.32%) 내린 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TX조선해양(-2.53%)과 STX엔진(-3.02%), STX팬오션(-3.77%), STX엔파코(-3.93%)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2.03포인트(1.38%) 오른 1623.08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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