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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최근어 3월 국회에서 복지·경제분야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정책행보에 가속도를 낸 박 전 대표는 15일 강원도 춘천을 찾아 당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자격으로 특위 발대식에 참여한다.
이날 발대식은 표면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행사이지만,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의 정견발표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재보선 지원유세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박 전 대표가 사실상 재보선 지원 유세에 나선 셈이다.
박 전 대표가 중앙당 지원유세에 참가한 것은 2007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은 이후 3년 만이다.
◇3년만의 선거지원…대권행보 포석
'선거의 여왕'으로 불려온 박 전 대표는 MB 정권이 출범한 후 각종 선거때 마다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아왔지만, 당 지도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선거지원을 고사해 왔다.
박 전 대표는 2008년 총선 당시에는 친박(박근혜)계 일부 후보들에 한해 '영상지원 메시지'를 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일체 선거지원 활동을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크게 패배한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에는 선거운동기간 2주 동안 내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머무르며, 달성군수 유세 선거지원 활동을 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측근인 이계진 강원지사 후보 등 친박계 후보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대선이 1년여 남은 현 시점에서 당직을 맡고, 선거지원에 나선 것은 차기 대선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선이 1년 9개월, 대선 후보를 정하기 위한 당내 경선이 1년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정해진 타임 스케쥴에 따라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MB 회동 후 친이 끌어안기 행보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6·2지방선거 패배 후인 8월21일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현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합의한 이후부터다.
그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친박(박근혜)계 의원 1명과 친이(이명박)계 의원 3~4명을 엮어 함께 만나는 형식으로 친이계 핵심을 제외한 대다수 의원들과의 자리를 함께 했다.
당내 여성의원 간담회, 이공계 의원들과의 만남도 가지며 당내 의원들과의 활동반경을 넓혀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친이계 의원과도 만나고 싶었는데 당내에 벽이 조금 있어 부담스러울까봐 만남을 청하지 못했다"며 "이제 서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으니 현안에 대해서든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서든 언제든 연락하라"고 말했다.
또 "당 대표 시절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 공천에서 출신지 등에 대한 구분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누구든 능력있는 사람이면 중용해 왔다"는 뜻도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이같은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은 지난 2월11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안 발의 때다. 당시 박 전 대표가 발의한 이 법안에는 123명이 서명, '월박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당시 한 친박계 의원은 "한나라당 당론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당 당론 수준은 된다"고 평가했다.
◇복지·국가재정 현안발언 시작…정책행보 가속
박 전 대표는 대선을 2년 앞둔 지난해 12월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한국형 복지국가'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일주일 후인 27일에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발족시켰다. 지역과 세대별로 골고루 안배된 80여명의 학계, 관계, 재계 인사들이 포함된 이 연구원에는 박 전 대표 자신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 달부터는 정책행보에 가속도를 냈다. 지난달 11일에는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과 산업기술 유출방지법을 발의했고, 각종 정책현안에 대해서도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재검토 발언과 관련,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하면 책임도 대통령이 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24일에는 "국민의 행복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것"이라고 말해 개헌 반대의사를 밝혔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박 전 대표는 이달 들어서는 국가재정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7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정부사업 대행에 의해 발생한 공기업의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해야 한다"며 "채무가 크지 않더라도 최근의 증가속도가 빨라졌고, 저출산 고령화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하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9일에는 "성장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서민생활에는 무엇보다 생필품 등 가격안정이 중요하다"며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중심치를 현행 3%에서 2%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당내 기반 재정비, 정책 싱크탱크 설립, 복지·재정 정책행보의 수순을 밟아 온 박 전 대표는 천안함 피폭 1주기인 3월26일을 전후해 한반도 정세와 안보관련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관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외교 안보, 남북관계에 대한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선거의 화두는 복지와 안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외교와 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선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4·27 재보선의 결과가 당내 권력구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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