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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일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중국과 인도, 대만 증시가 이날 1% 내외로 동반 폭락하면서 당분간 코스피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틀 연속 코스피가 1~2% 넘게 빠지면서 2008년 1월에 겪은 `대폭락` 트라우마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 2일 개장일 주가 하락(2.2%)과 비슷하게 떨어진 2008년(2.3%)의 경우 1월 한 달간 14% 넘게 폭락했다. 실제 2008년은 1월 한 달간 8조5000억원이 넘는 강한 외국인 순매도, 원화 강세(1월 평균 달러당 950원), 4분기 기업 실적 우려 등 지금과 상황이 엇비슷했다. 올해도 개장 후 이틀 동안 외국인은 5000억원이 넘는 돈을 코스피에서 빼내갔다.
그러나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개장일 주가 하락률이 비슷하다는 점만 놓고 2008년처럼 폭락할 것으로 속단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2008년에는 전년부터 불거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를 통해 글로벌 경기 동반 침체가 가속됐지만 올해는 전 세계 시장을 흔들 만한 대형 악재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테이퍼링이나 부채한도 협상 등 미국발 리스크를 지난해에 마무리한 만큼 서브프라임처럼 국내외 증시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만한 악재를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증시는 어느 때보다 많은 변수들로 인해 향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등락을 좌우할 5대 변수로 △엔저와 원화강세 △4분기 기업 실적 △테이퍼링 영향 △글로벌 경기 동향 △외국인 수급을 지적하고 있다.
먼저 코스피 등락을 좌우하는 최고 변수는 환율이다. 100엔당 1000원이 깨지는 초엔저로 인해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한국 대표기업들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 주가 하락 폭이 작은 것도 환율 영향 차이 때문이다.
관건은 일본중앙은행(BOJ)이 계속된 양적완화를 통해 초엔저가 불가피한 가운데 코스피가 얼마나 견딜까 하는 점이다.
민경섭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일본은 오는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추가 부양책 기대감에 달러당 110엔까지 열려 있다"며 "엔ㆍ원 환율도 100엔당 95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환율 부담을 상쇄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엔저가 강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수출물량 자체가 늘면서 경상수지는 흑자였다"며 "환율리스크는 적응되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중국 경기 하강과 같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새해 첫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증시가 1% 내외로 떨어진 것도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날 중국의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6으로 11월(56.0)보다 낮아졌다.
이로 인해 중국의 구조조정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ㆍ유럽 중심의 경기 회복 효과를 언제든 상쇄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김학균 팀장은 "중국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불거져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면 글로벌 증시에 새로운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테이퍼링 규모를 키울 경우 코스피에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실제 이날 발표된 미국 12월 제조업 PMI는 55.0으로 예상치(54.7)를 웃도는 등 미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환율과 기업 실적 부진, 테이퍼링 강화 등이 합쳐질 경우 외국인 수급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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