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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사 자본 늘린다.."돈 못주는 상황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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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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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2 2013/09/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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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곳 증자·후순위채 발행…자본규제 강화 대비 목적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은행과 보험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증자와 후순위채권 발행 등 자본을 확충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규제 강화로 내년부터 시장에서 자본금을 끌어모으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 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는 데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은행·보험업계에 따르면 5개 시중은행과 10개 보험사가 지난 6월 이후 증자 또는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달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 2천억원, 외환은행이 3천억원, 농협은행이 5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금을 늘렸다. 농협은행은 하반기 중 5천억원의 증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5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외화표시 후순위채로 연말까지 2억달러(약 2천억원)를 더 모을 방침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외화 후순위채 발행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외화 후순위채는 처음인 것 같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주로 지급여력비율(RBC)이 낮아진 곳을 중심으로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RBC가 낮을수록 보험금을 내줄 형편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6월 기준 RBC가 155.9%로 금감원의 권고 기준(150% 이상) 가까이 하락한 KB생명보험은 지난 7월 1천800억원을 증자해 한숨을 돌렸다.

RBC가 154.6%와 165.7%로 업계 최저 수준인 우리아비바생명보험과 LIG손해보험은 각각 올해 안에 700억원과 3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 자본을 확충할 방침이다.

현대라이프(600억원), 흥국생명보험(2천억원), KDB생명보험(1천억원)도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농협생명보험(700억원)과 한화손해보험(1천600억원)은 증자했다.

현대하이카와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안에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금감원은 전망했다.

은행과 보험사가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서는 직접적인 이유는 규제 강화에 대비해서다.

은행은 올해 12월부터 '질 좋은 자본'을 더 확보토록 하는 '바젤Ⅲ' 규제가 적용된다. 자본이 튼튼해야 위기에도 은행이 버텨 예금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바젤Ⅲ 도입으로 보통주자본이 적은 은행은 BIS 비율이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가뜩이나 기업부실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BIS 비율이 하락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바젤Ⅲ가 도입되면 후순위채는 위기 때 주식전환이나 상각 조건이 붙어야 해 사실상 발행이 어려워진다"며 은행들이 서두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후순위채는 해마다 발행금액의 10%씩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이상적인 자본 확충 방안은 아니다.

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은 내년에 후순위채 2조9천억원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돌려막아야 하는 데다 증자 부담과 지분구조 변화를 의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험사의 경우 은행보다 더 절박한 처지에서 자본을 늘리고 있다. 자칫 고객의 보험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게 될 수 있는 보험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사에 대한 당국의 자본 규제도 한층 엄해진다. 금감원은 올해 생명·장기보험의 RBC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최근 자동차·일반보험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유승우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은행과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물량을 시장이 감당하는 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조달 비용이 상승할 우려는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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