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미국 QE 축소가 잠정 연기로 결정나자 당일 미국 다우지수 등 글로벌 증시가 급등했다가 하루 만에 가라앉았다. FOMC 발표 당일인 18일 미국 다우지수는 0.95% 상승한 1만5676.9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하루 만에 1.25% 급락으로 돌아섰다. 'QE 축소가 시기만 뒤로 밀린 것일 뿐'이라는 이성적인 판단이 작용하자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다.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도 QE 유지 후 다음 거래일인 지난 20일에는 1~2%대 하락 마감했다.
그렇다면 추석 연휴 까닭에 이 같은 글로벌 증시 흐름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국내 증시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번주 초반 글로벌 이슈에 반응해 매수ㆍ매도 공방이 나타나겠지만 2000선 안팎에서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결정은 QE 축소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투자심리 위축에 조금 더 대비하기 위해 정책 모멘텀을 강화시키겠다는 의도"라며 "더 견고한 회복세가 나타날 때까지는 양호한 유동성 여건이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도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미국계 펀드의 한국 증시 투자 기준으로 쓰이는 'IShare MSCI한국인덱스펀드'는 FOMC 결정 당일인 18일 4.1% 급등하며 연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FOMC 회의 다음날 글로벌 주식시장이 조정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점은 안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QE 축소가 연내에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코스피 상승 동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FOMC 결정이 채권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단기적으로는 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채권 금리가 오르는 장기 추세를 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물론 QE 축소 연기 결정으로 채권 금리 급등이나 시장 자금의 급속한 경색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본다면 채권 금리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며 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채 3년물(17일 기준 연 2.85%) 금리가 연 3%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완만한 박스권을 유지한다면 국채보다는 국민주택채권이나 은행채, 회사채 등 고수익 채권의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윤수 기자 /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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