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pool

     해운 시황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조선소들의 신규 수주는 크게 줄어

     이번달에는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함(6곳)

     ==>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

 

국내 대형 조선업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불황에도 굳건히 버텨왔던 국내 대형 조선소에도 발주 취소와 선박 인도 연기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선조정-후지원`이라는 해운 구조조정 원칙을 뒤늦게 발표하면서 조선과 해운의 연쇄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발주 취소는 중국 조선업체나 국내 중소형 조선사에만 국한되는 문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형 조선사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업체로 최대 수주 잔량을 자랑하는

현대중공업은 최근 그리스의 해운선사인 마마라스(Marmaras Navigation)로부터 각각 1억달러 이상인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2척에 대해 발주 취소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중공업도 최근 이스라엘 해운선사인 짐 인터그레이티드 해운 서비스(Zim Integrated Shipping Services Ltd.)와 1만25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해 인도 변경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TX조선도 이달 초 유럽 선주에게서 선종을 바꾸는 형식으로 인도 시기를 2010년 6월에서 2011년 11월로 1년5개월가량 늦춰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

발주 취소와 인도 연기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에 걸쳐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운임 급락으로 일찌감치 문제가 됐던 벌크선은 중국 조선소들이 대거 수주했기 때문에 국내 대형 조선사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다"며 "최근에는 컨테이너의 발주 취소나 인도 연기가 부각되면서 대형 조선사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컨테이너 해운사들은 자금조달 문제로 인해 기존 컨테이너선 발주 물량에 대한 취소와 인도 연기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멈춰 있는 컨테이너선은 390여 척 110만TEU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컨테이너선 운항 능력의 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특히 2009년 초에 비해 급격하게 늘고 있어 기존에 발주한 컨테이너선의 발주 취소와 인도 연기 요청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조선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 해운업체 사장은 "우리가 발주를 취소했다는 물량도 중소형 조선업체에서는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선업체들은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받기 위해 수주가 취소된 물량을 숨기지만 실제로 RG를 받게 되면 해운업체들은 대부분 발주를 취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한 조선업체의 경우 2~3년가량의 수주 잔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상당수 취소된 물량"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체에 더 큰 문제는 수주가 완전히 멈춰버렸다는 것이다.

해운 시황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조선소들의 신규 수주는 크게 줄어 이번달에는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는 말할 것도 없이 현대미포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역시 마찬가지다.

[황인혁 기자 / 박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