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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러시아 해양설비 대박수주 `예약게시글 내용
삼성重, 러시아 해양설비 대박수주 `예약`
국영조선사와 사업협력 MOU…선박기술 등 전수
북극권 개발 본격화 땐 쇄빙선ㆍ드릴십 등 수주 가능
삼성중공업은 19일 거제조선소에서 러시아 전체 조선산업을 관장하는 국영지주회사 USC와 러시아 조선업 현대화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선박건조 기술과 조선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러시아는 향후 자원개발 관련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MOU의 골자다.
이날 협약식에는 USC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고르 세친 러시아 부총리가 직접 참석했다. USC는 러시아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국영회사로 러시아 내 주요 조선소의 발전전략 수립 및 투자집행 등을 총괄하고 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이번 MOU 체결로 러시아 조선해양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생산량 1위,원유 매장량 6위의 자원부국인 러시아가 본격적인 북극 개발에 나설 경우 삼성중공업이 상당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러시아에 길을 트다
삼성중공업은 2006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지점을 개설하고 본사에서 두 명의 직원을 파견했다.
세계 주요 조선회사 가운데 러시아에 지점을 연 것은 삼성중공업이 처음이었다.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을 겨냥한 사전 포석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지역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는 것도 러시아 진출을 서두르게 만든 요인이었다. 자원 탐사여건이 호전돼 쇄빙선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본사 해외기획팀도 러시아에 공을 들였다. 올 들어서만 10여 차례 이상 모스크바 출장을 다녀왔다.
김부경 삼성중공업 상무는 "이렇게 다진 인적 · 물적 네트워크가 이번 MOU를 이끌어낸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MOU에 담긴 합의사항은 △신사업 개발 및 공동투자 프로젝트 추진 △설계기술 공동 개발 △생산능력 확대 방안 모색 등이다. 삼성중공업과 USC는 다음달 중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USC 산하 조선소들과 세부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러시아는 앞으로 북부 서부 극동 등 3개 지역에 각각 대표 조선소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여기에 필요한 노하우를 삼성중공업이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점 효과 노린다
러시아는 자원개발에 필요한 선박과 플랜트를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러시아의 북극권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3개 권역별 대표 조선소들과 함께 파트너로 참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수십척씩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 및 해양설비를 공동수주 · 공동건조하겠다는 복안이다.
신규 조선소 건설 노하우 전수와 선박도면 제공 등을 통해 상당한 로열티도 받아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내 항만 도로 송유관 등의 인프라 공사에도 참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런 '선점 효과'의 위력을 이미 브라질에서 맛보고 있다. 2006년 7월 브라질 조선회사인 아틀란티코와 조선소 건립 · 운영,선박건조 등과 관련한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에는 아틀란티코 조선소의 지분 10%도 매입했다. 500억배럴에 달하는 심해유전을 브라질이 본격 개발할 경우 엄청난 해양플랜트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보고 미리 발판을 마련해둔 것이다.
시장 선점 효과는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아틀란티코로부터 기술사용료 2000만달러를 받았고 최근 2년 새 브라질로부터 55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 달하는 드릴십 8척도 수주했다. 연 평균 15척 이상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FPSO(원유 생산 및 저장시설)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다.
◆탄력 받은 글로벌 전략
삼성중공업은 러시아와 브라질 이외에도 곳곳에 '성장의 씨앗'을 뿌려놓았다. 중국의 저장성 닝보시와 산둥성 룽청시에 이미 연산 20만t 규모의 선박용 블록공장을 완공했고,말레이시아에는 현지 조선소인 MMHE와 공동으로 LNG(액화천연가스)선 수리를 위한 합작회사를 세웠다. 최근엔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앙골라조선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박중흠 삼성중공업 기술총괄부사장은 "러시아와 브라질 등의 조선소는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데다 자국 선박물량만 소화하고 있어 기술 유출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대신 자원개발로 인한 대형 주문을 따낼 수 있어 국내 조선업에 훨씬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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