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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많이 한 기업이 주가도 좋을까. 올해 하반기 이후 국내 경기회복 국면이 기대된다면 현재 투자 집행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기업에 주목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우증권은 9일 "2001년 이후 경기 둔화 사이클 후반부에 투자를 늘렸던 기업의 주가가 좋았다"면서 "매출액 대비 15% 이상을 투자에 사용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 30개와 배당 수익률이 높은 기업 30개로 각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가를 비교해본 결과 경기회복 국면 이전에 투자를 늘렸던 기업 주가가 배당에 힘쓴 기업보다 월등히 좋았다고 전했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을 어떻게 활용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시키느냐가 기업 경영의 관건"이라며 "투자활동에는 설비투자뿐 아니라 지분법 적용 투자 주식 증가와 기타유형자산 증가분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투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으로 동양제철화학, 하이닉스, 포스코, 안철수연구소, 온미디어, 현대제철, 에스에프에이, 엔씨소프트, LG디스플레이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투자활동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자에 따른 리스크 증가 요인으로 인해 주가가 오히려 발목 잡히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기업 에스에프에이는 올해 700억원 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이자수익 감소와 사업리스크 증가로 해석하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이다.

강정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수주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고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와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설비투자 축소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제철 역시 '투자비'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고로사업 투자비가 당초 예상보다 증가해 외부 차입금도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5조2400억원을 들여 진행 중인 당진공장 투자와 관련해 투자비 예산이 6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총 투자비는 5조84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당초 2조6000억원을 계획했던 당진 공장 관련 외부 차입금은 3조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에 대해 김종재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 고로사업 투자에 대해선 낙관과 비관이 교차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철근 업황이 3분기까지 강세로 유지될 전망이어서 중립 이상의 평가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투자 증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염려와 겹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6세대 생산라인 증설에 대한 염려가 증폭되는 과정에서 필립스의 남은 지분에 대한 뚜렷한 처리 방안도 없다. 이 때문에 주가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4만원대 초중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정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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