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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KBS 2TV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해신’(海神)이 오는 11월17일부터 방송된다. 장보고는 통일신라시대 한·중·일을 아우르는 동북아시아 해상권을 제패한 인물. 전남 완도군 완도읍 대신리 소세포에 마련된 ‘해신’ 세트장에서 최수종과 채시라를 만났다. 최수종은 장보고, 채시라는 신라시대 최고신분인 진골귀족이자 장보고와 남해안 상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자미부인 역을 맡았다.

‘태조 왕건’ ‘태양인 이제마’ 등 사극에서 최수종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사극으로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캐스팅 제의에 잠깐 망설였지만 장보고란 인물의 매력에 말할 수 없이 끌렸다”며 “장보고는 태조 왕건이나 태양인 이제마와는 또다른 성격의 영웅”이라고 설명했다.

“장보고는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신라시대에 천민으로 태어났어요. 해적들에게 부모를 잃고 당나라에 팔려가 ‘노예검투사’로 살았죠.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마침내 청해진 대사에 올라 동북아 해상을 호령했고요.”

그는 “지난(至難)한 장보고의 인생역정만큼 이번 배역을 해내는 건 ‘도전의 나날’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검투사 장면을 위해 체중을 줄이고 있다”고 배역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거친 바다 사나이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지 않느냐’는 질문에 ‘태조 왕건’ 때를 들어 부정했다. “쌍꺼풀진 왕이 어딨느냐는 말을 들었지만 성공했다”는 것이다. “대하드라마는 마라톤과 같다”면서 “끝까지 지켜본 후 결승점 테이프를 누가 끊는지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채시라는 구름처럼 부풀린 가채머리에 적색치마, 보라색 저고리, 쪽빛 두루마기를 걸치고도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얼굴 한번 찡그리는 기색 없이 도도한 기품으로 주위를 압도했다.

“매일 울고 당하기만 하는 금파 역을 하다가 천하를 호령하고 권모술수도 부리는 여걸을 연기할 생각을 하니까 너무 좋은데요. 남편(가수 김태욱)과 김종학 감독이 적극 권했고, 대본을 받아보고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그는 요즘 KBS 2TV 주말드라마 ‘애정의 조건’에서 한번의 외도로 이혼을 당하고 아이까지 뺏긴 금파로 등장해 눈물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그는 이와 상반된 카리스마 넘치는 자미부인 역을 맡아 물만난 고기처럼 활기가 넘쳤다.

자미부인은 여성파워가 강했고, 성적으로 문란했던 통일신라시대의 인물인 만큼 조선시대 여인상과는 다른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채시라는 눈꼬리를 치켜올리고 광대뼈가 나와 보이도록 볼화장을 하는 등 메이크업과 의상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그는 “현대물과 달리 사극은 운율과 여유가 있어서 좋다”면서 “은근함과 개성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수종과 채시라는 함께 출연한 드라마가 이번이 6번째다. 이들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눈빛만 봐도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심전심’에 ‘찰떡궁합’이라고 자랑했다. ‘아들과 딸’ ‘파일럿’ ‘야망의 전설’ 등 함께 출연했던 드라마들이 모두 잘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매우 감이 좋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인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신’에는 장보고와 자미부인 외에 많은 인물이 나온다. 장보고와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정화(수애)를 비롯해 동료이자 연적인 염장(한재석), 오른팔인 정년(김흥수), 그의 비범함을 간파하고 후견인이 되어주는 설평(박영규), 그리고 무예 스승 최무창(이원종) 등이 주요 인물로 출연한다.

‘해신’은 총 제작비가 1백50억원에 달하는 대작이다. 전라남도와 완도군이 각각 25억원씩을 투자해 만든 소세포 오픈세트 촬영과 중국 현지 로케 등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화질(HD)로 제작되며 ‘태조 왕건’의 강일수PD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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