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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국내신약 트로이카 잘나가네(일양, lg생과, 보령)게시글 내용
국산신약 해외시장 진출 '명암' 갈려
카나브·제미글로·놀텍 '승승장구'…천연물신약 '부진'·레보비르 '실패'
2015.04.17 06:30 입력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탄생시킨 토종 국산신약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한국 제약산업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반면 수천억원을 들여 만든 국산 치료제들이 부족한 약품 완성도로 수출 장벽에 가로막히는 상황도 발생해 토종 의약품의 명암이 갈리는 실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박수 갈채를 받고 있는 국내 제약사는 일동제약, 보령제약, LG생명과학, 일양약품, LG생명과학 등이다. 이들 제약사들은 꾸준한 R&D 투자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의약품 개발에 성공해 세계 시장 수출 문을 두드려 여는데 성공했다.
국내 의약품의 수출은 향후 국내사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코마케팅을 하거나 의약품 공동개발 등 협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의 토양을 구축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의약품 수출액 외 장점을 지닌다.
후발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 의약품에 집중하는 동기부여와 함께 향후 더 좋은 조건으로 국산 신약을 수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보령제약과 LG생명과학은 지금껏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 파마)들의 전유물로 평가돼 온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치료제에 집중해 니치 마켓의 성공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견 '레드 오션(포화 시장)'으로 평가됐던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보령제약과 LG생명과학은 자체 기술력을 극대화해 수 차례 시행착오 끝에 신약을 내놨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전세계적인 질환으로 환자풀이 매우 큰 만큼 다수 공룡급 외자사들이 십수년 전 부터 막대한 개발비용을 투입, 탄탄한 질환 치료 약품 라인업을 구축해 왔다.
두 회사는 국산 의약품도 만성 질환 신약 개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기반으로 의약품 임상에 돌입한 결과 카나브와 제미글로라는 국산신약을 출시해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ARB(안지오텐신수용체억제제) 제제 고혈압약인 카나브에는 500억원, DPP-4억제제인 제미글로에는 470억원의 개발비용이 투입됐다.
막대한 의약품 개발비용이 들었지만 출시된 카나브와 제미글로는 토종 의약품의 글로벌 성공신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보령제약은 카나브를 중남미, 러시아, 중국 등에 2200억원 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LG생명과학 역시 제미글로를 세계 104국에 수출하는데 성공한 상태다.
특히나 DPP-4억제제의 경우 자누비아, 트라젠타, 네시나 등 세계 당뇨시장을 좌우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다수 포진한 만큼 당초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딛고 일어선 것은 LG생명과학의 꾸준한 국외 진출 시도다.
이미 다양한 제품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한국산 DPP-4억제제를 사용하겠냐는 조소 섞인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제품 기술력에 집중한 결과다.
보령제약과 LG생명과학은 카나브와 제미글로를 내수 시장 블록버스터로 성장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지난해 카나브의 국내 매출은 350억원, 제미글로는 121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제약과 LG생명과학은 앞으로도 카나브와 제미글로를 1%의 국내 시장을 벗어나 99%의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SCI급 국제논문에 연속 등재되며 세계 시장에서 환영을 받고있는 국산 항궤양제도 있다. 일양약품 놀텍이 그 주인공이다. 놀텍은 역류성식도질환 치료제 중 PPIs의 한계를 극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세계 시장 내 각축을 벌이고 있는 PPI 제품 중 차별점을 보유한 것이 놀텍의 성공 비결이다. 놀텍의 효능·효과 및 특장점은 영국 SCI급 논문 `Expert Opinion`에서 `The pharmacokinetics of ilaprazole for gastro-esophageal reflux treatment`이라는 제목으로 등재됐다.
놀텍은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력으로 위내 PH를 빠르게 상승시키고 기존 위산분비억제제들의 약점인 야간 위산분비억제력을 보완했다.
놀텍은 터키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브라질, 중국과의 수출계약을 통해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일양약품은 아시아 최초 백혈병 치료제인 슈펙트의 수출에도 성공했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베트남, 유라시아연합 등에서 물질특허를 획득한 슈펙트는 현재 2차 치료제로 글로벌 출시됐다.
하지만 최근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를 위한 다국가 임상3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서 향후 1차약으로 투여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평가다.
1차약 허가를 받게 되면 현재 백혈병 치료 1위 약제인 노바티스의 글리벡과 정면 대결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매출 경쟁을 벌이게 된다.
특히 슈펙트는 기존 치료제 대비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보유했다. 전세계가 보험재정 건정성 향상에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 역시 일양약품 슈펙트의 성공가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는 국산 의약품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홀대 받고 있는 국산약도 있다.
"천연물신약, 수출 장벽 넘기에는 역부족" 평가
세계 수출에 실패한 국산 의약품으로는 '천연물신약'이 손꼽힌다. 천연물을 이용해 개발한 전문의약품인 천연물신약은 국내 다수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에 뛰어들었으나, 수출 장벽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부는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을 목적으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4105억원, 2011년부터 2015년까지 3590억원 등 총 76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계획했다.
2010년까지 집행한 금액은 1762억원으로 당초 계획 4105억원 대비 43%에 불과했고 2011년 이후 7개 부처가 집행한 금액이 얼마인지도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연물신약은 임상시험 단계를 생략하거나 완화하는 특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국산 천연물신약을 가리켜 "안전성과 유효성을 제대로 검증받지 못해 국내에서만 신약 허가가 났고, 국제적 기준으로는 신약으로 허가가 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실제로 국내용 천연물신약 8종은 모두 아직까지 유럽이나 미국에서 신약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엇보다 천연물신약은 과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검출 이슈마저 불거지면서 안전성 논란도 지속 중이다. (동아제약 위염치료제 스티렌 등)
하지만 최근 안국약품의 천연물신약 시네츄라 등이 이란을 기점으로 중동시장에 본격 진출, 향후 국산 천연물신약의 향배는 조금 더 두고 봐야한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정부는 국산 천연물신약의 안전성 논란을 확실히 잠식시키겠다고 공표했으며, 수출 실적 미진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광약품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유한양행 레바넥스 등 실패
천연물신약 외 해외 진출에 실패한 약으로는 부광약품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와 유한양행의 위장약 레바넥스, LG생명과학의 팩티브 등이 있다.
부광약품 레보비르는 토종 B형 간염치료제 개발돼 의료계와 제약계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 2009년 근육병증 유발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문제로 드러나면서 처방액 급감으로 이어졌다.
특히 BMS의 바라크루드, GSK 제픽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 등 글로벌 빅 파마들이 블록버스터 B형 간염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부작용이 문제된 토종 레보비르가 설 자리는 차츰 좁아졌다.
국산신약 11호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는 지난 2009년 미국내 임상 과정에서 근육무력증 발생으로 임상시험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FDA는 임상시험 환자들에 레보비르 복용을 중단시키고 근육부작용 발생 여부에 대한 추적조사를 진행했었다.
유한양행의 항궤양제 레바넥스 역시 2008년 중국 진출 등으로 호재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그 이후 지속적인 처방액 감소로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타 항궤양제 대비 적응증 등에서 별다른 효과를 지속하지 못했고 특히 치료 효과면에서도 타 치료제 보다 월등한 약효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으며 ‘국내 신약 수출 1호’라는 별칭을 얻은 LG생명과학의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도 최근 몇 년간 해외 매출액이 급감하며 수출길이 좁아지는 모양새다.
팩티브의 해외 매출은 과거 2009년 119억원, 2011년 150억원에 달했지만, 2012년 70억원을 기록하며 급감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경쟁 제품이 팩티브를 대체하면서 경쟁력을 잃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명과학은 해외 매출을 재차 올리기 위한 판매 활로 모색에 나섰으나 팩티브의 매출 부진이 장기화에 돌입한 만큼 의약품의 차별화가 없는 한 팩티브를 다시금 시장 성공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외시장 실패를 피해 매출 상승에 성공한 의약품들의 공통점은 의약품의 본질인 ‘우수한 약효(Efficacy)”와 뛰어난 ‘안전성(Safety)’을 보유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카나브 개발 및 수출에 성공한 보령제약 관계자는 “우리는 카나브 개발을 위해 R&D 투자비율을 높이는 한편 셀 수 없을 만큼의 시행착오를 감내했다”며 “수출에 성공한 것은 뛰어난 제품력을 기반으로 시장 별 의약품 허가 제도 및 제품의 수출력을 꼼꼼히 살펴 진행한 것이 성공열쇠”라고 설명했다.
제미글로의 LG생명과학 관계자는 “2016년경 제미글로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 진행될 것이며 최대 연 5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전세계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당뇨 치료 효과를 입증한 DPP-4 억제제라는 점이 글로벌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놀텍·슈펙트를 보유한 일양약품 관계자는 “신약 수출 당시 항상 호재만 뒤따른 것은 아니었다. 놀텍의 성공요인은 결국 시판 PPI제제 중 가장 강력하고 긴 위산 억제효과라는 제품력이다. 놀텍 특허는 2027년까지 유효해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정환 기자 junghwans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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