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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 다국적사 '경쟁신약 죽이기'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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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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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83 2008/09/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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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명룡기자][다케다社 자체 항궤양제 개발중…일라프라졸 美진출 차질 불
가피]

국내 제약사가 개발해 기술수출 한 신약의 개발이 임상3상시험 단계에서 갑작스레 중
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지난 22일 다국적제약사인 미국 다케다아메리카(
전 TAP)사와 진행중이던 항궤양제 일라프라졸에 대한 미국내 임상3상 시험을 중단한다
고 밝혔다.

일양약품은 이번 임상3상 시험 중단은 다케다아메리카가 일라프라졸 이외에도 ‘TAK3
90’이라는 항궤양제를 자체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케다아메리
카가 의도적으로 'TAK390'의 경쟁 약품인 일라프라졸 개발을 막고 있어 불가피하게 임
상3상 시험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일양약품은 일라프라졸의 용량결정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임상3상 시험 중단의 결정
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일양약품은 저용량(5mg, 20mg) 일라프라졸의 임상시험, 아케
다아메리카사는 고용량(40mg) 일라프라졸의 임상시험을 주장했고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문제는 일라프라졸의 임상2상 시험결과 저용량은 부작용이 없는 반면 고용량은 간기
능수치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일양약품은 저용량 일라프라졸이 기존 항궤양제에 비해 역류성식도염에서 탁월한 효
과를 나타냈고 부작용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케다아메리카사가 고용량 일라프라졸에
대해서만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겠다고 고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저용량만으로도 신약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부작용 우려가
있는 고용량만 임상시험을 하자는것은 의도적으로 부작용을 만드는 것과 같다”며 “
이는 일라프라졸은 개발단계에서 사장시키고 다케다아메리카가 자체적으로 개발중인
항궤양제만을 개발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일양약품은 지난 2005년 7월 일본의 다케다사와 미국의 애보트사의 합작회사인 탭(TA
P)사와 일라프라졸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 3월 다케다사는 애보트
사의 TAP사 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다케다아메리카로 이름을 바꿨다.

이때부터 다케다아메리카가 일라프라졸의 임상시험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관
련업계에서 돌기 시작했다. 애보트와 달리 다케다사는 자체적으로 ‘TAK390’이라는
항궤양제를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일라프라졸과 다케다의 신약의 효능이 별 차이가 없다
는 소문이 돌았다”며 “다케다가 자체 신약만 살리고 로열티를 내야하는 일라프라졸
의 개발은 포기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일양약품은 당시 '일라프라졸의 개발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다케다아메리카
사장의 서신까지 공개하며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뒤 일양약품은 다케다아
메리카와 일라프라졸 공동개발 계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이번 계약파기는 다국적제약사들의 전형적인 신약개발 방법 중 하나라는 평가도 나
오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이 개발중인 신약보다 효능이 좋은 경쟁약품이 개발되는 것
을 막기 위해 규모가 작은 제약사의 신약기술을 개발단계에서 인수하기도 한다. 이는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개발한 신약보다 효과가 뛰어난 약이 개발돼 발생하는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기술수입(라이선스인)을 통해 경쟁이 될 만한 파이프라인(신
약후보물질)을 산 다음 임상실험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하면, 기술수출을 한 제약사가
신약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특정 지역에 대한 판권을 다국적제약사가 보유해 해당지역에
서 제품 판매가 불가능하다"며 "기술 수입을 하는 상대방의 의도와 보유중인 파이프라
인을 잘 파악해야 기술수출에 따른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라프라졸의 미국시장 진출일정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은 미
국, 유럽에서 일라프라졸을 개발할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를 모색할 계획이지만, 적잖
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경쟁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다케다아메리카가 이미 일라프라졸의 임상시험을 포
기한 만큼 다른 제약사들이 섣불리 신약개발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일라프라
졸의 독점적 판매가 보장되는 특허는 2017년 경 만료된다. 임상시험이 늦어질수록 독
점판매기간도 줄어들어 제품의 상업적인 매력도 감소될 수 있다.

그동안 일양약품은 늦어도 내년 초에 임상3상실험에 들어가 2012년에는 제품을 출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일양약품은 일라프라졸이 미국에서 출시되면 연간 15
00억~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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