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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사정이 좋지 않다. 밤 사이 미국 증시는 곤두박질쳤고, 유럽시장도 내렸다.

기존 악재들의 영향력이 좀 더 확대됐다. 달러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유가는 개장전 거래에서 한때 98달러를 웃돌았다.

우리기업의 수출과 국가경제,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달러의 추락 속도가 미국 경제의 둔화 속도 보다 가파르다.

미국 달러화로 표시된 자산을 많이 가진 개인과 기업, 국가들로선 짜증 나는 일이다. 보유했던 재산의 가치가 떨어지니 말이다.

1조43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 중국이 참다못해 한마디 했다. 청 쓰웨이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은 "외환보유고를 더 강한 통화를 매입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추락하는 달러에 별 매력을 못느끼겠다고, 미국 국채 등 달러자산에 편중됐던 외환보유고를 다양한 통화자산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락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달러 가치는 밤 사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전날 발언이 외교통상 전술의 카드가 아닌, 실제 매매로 이어져 미국 국채 등의 추가매입을 중단하고 보유중이던 달러표시 자산을 내놓는다면 달러화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밤 사이 달러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하락해 유로/달러 환율은 1.4731달러로 치솟았고, 달러/엔 환율은 전일대비 1.5% 급락한 112.96엔으로 밀렸다.

달러 급락은 유가 오름세를 더 부채질 할 수 밖에 없다. `98달러`라는 숫자를 봤던 원유선물시장은 100달러 돌파를 오늘, 내일 하는 분위기다.

오늘 코스피 시장도 대외 악재를 피해가기는 힘들 것 같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밤사이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매크로 가격지표들이 더 나빠져 우리 시장의 투자심리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증시의 출렁임이 워낙 심해 어느 정도 내성도 쌓였겠지만, 달러약세로 달러/원 환율 900원선이 다시 무너지고, 유가가 세자리(100달러) 숫자를 달게 될 경우 시장의 불안심리가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다만, "시장의 불안심리는 초기 주가에 큰 폭으로 반영되겠지만, 시간을 두고 진정될 것"이라며 "중국관련주와 내수주 등이 오늘 한차례 더 큰 폭으로 밀린다면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도 "뉴욕증시를 압박한 악재들 중 달러화 급락이 우리 시장에는 가장 큰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격메리트에 의한 단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업종 등이 환율부담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