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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활의 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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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0 2024/11/0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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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엔비디아向 공식화 "중요 단계 넘었다" … "유의미한 진전" HBM3E 8단 먼저 … 12단 진입도 유력 "4분기 완전히 달라질 것" … 반도체 영업익 10조 기대 내년 6세대 HBM4 개발-양산 '게임체인저' 될 듯
  • ▲ 삼성HBM3E 12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HBM3E 12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물꼬를 트면서 경쟁사에 내줬던 1등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획대로 연내에 공급이 시작되면 반도체 실적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 하반기 6세대 HBM인 'HBM4' 양산에도 힘이 실리면서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열린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향(向) HBM 공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의 퀄테스트 과정 상 중요 단계를 넘겼다"며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삼성이 말하는 주요 고객사는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 상반기부터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하기 위해 퀄테스트 절차를 밟아오고 있지만 아직까진 최종 공급 결정이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삼성이 이번에 엔비디아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HBM3E 8단 제품이다. 앞서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이 제품 공급을 확정짓고 하반기부터는 본격 양산을 시작했고 미국 마이크론도 해당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도 뒤늦게 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내년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신제품인 '블랙웰'을 본격 출시하기로 하면서 HBM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른 상황이다. 앞서 공급이 결정된 HBM3E 8단 제품에 이어 12단 제품이 이 블랙웰 신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HBM3E 12단 공급 경쟁이 한창이다.

    삼성은 이 12단 공급 경쟁에도 뛰어들어 공을 들이고 있다. 아직까진 엔비디아에 12단 제품 공급을 확정지은 곳이 없는 상태지만 이미 8단 제품 공급을 확정짓고 양산에 한창인 SK하이닉스가 12단 공급에도 선두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도 이제 8단으로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12단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 속에 두 제품 모두 공급하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복수 고객사향으로 HBM3E 8단과 12단 모두 판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이 경쟁사 대비 HBM 사업에서 뒤쳐지긴 했지만 메모리 사업 전체로 놓고 봤을 땐 HBM이 실적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문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한참 밑도는 3조 원대를 기록하긴 했지만 HBM에서 전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한 성과를 거두면서 메모리 분야에선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선 삼성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이 7조 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만 조단위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되는 파운드리 사업부나 시스템LSI사업부 상황이나 범용 메모리 시장이 예상 밖의 한파를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HBM 등 고부가 메모리의 선전으로 7조 원대 이익규모를 지켜냈다고 평가된다.

엔비디아로 공급이 확실시 되고 본격적인 양산이 이뤄지는 4분기에는 완전히 달라진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10조 원대 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지난 2분기에는 6조 원대의 이익을 낸 바 있다.

내년엔 HBM 사업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앞두고 있다. 6세대 HBM인 'HBM4' 개발과 양산이 내년 본격화될 것이라는게 메모리업체들의 공통적인 목표다. 삼성도 내년 상반기 HBM4 개발을 완료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며 다시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를 위해 삼성은 그동안 고수했던 올인원(All in One) 전략을 폐기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파운드리 공정에서 자사 라인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 요구에 따라서는 경쟁사인 TSMC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파격적 옵션도 제시했다.

김 부사장은 "HBM4는 복수의 고객사들과 커스텀(맞춤 제작)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고객사들의 만족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베이스다이 파운드리를 고객사 요구에 따라 내부와 외부에 상관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삼성이 뒤쳐졌던 HBM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환골탈태를 추진하고 있는만큼 내년 이후 HBM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더불어 예년보다 한달 가량 일찍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진행해 내년 반도체 사업 전략 변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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