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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기업들 글로벌 위기에도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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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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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8 2009/04/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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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마다 1억대씩 휴대폰을 팔고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나들던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

승승장구하던 노키아는 올 1분기에 2년여 만에 처음으로 1억대가 안 되는 판매량을 기록한 데다 이익률도 9% 아래로 내려앉았다. 게다가 실적발표와 함께 2500명 추가 감원을 선언했다.

1986년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매출액이 줄지 않았던 마이크로소프트(MS). 그런 기업마저 경기불황 여파로 1분기에 23년 만에 매출이 감소했다. `난공불락`으로 보였던 노키아, MS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경기 불황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1분기에 `선방` 이상 성적표를 낸 것으로 속속 나타나고 있다. 환율효과 덕을 보긴 했지만 인력 구조조정 없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 한국 대표기업 수익성 호전 =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24일까지 1분기 실적을 공시한 기업 가운데 매출액 상위 10곳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합계는 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현대차, SK네트웍스, 기아차, LG디스플레이, 롯데쇼핑, KT, 삼성물산 등 10개 기업의 1분기 매출은 총 57조679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4%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914억원에서 1조5675억원으로 126.7%나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에 1조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한 분기 만에 흑자로 `V자` 반등을 이뤄냈고 LG전자, SK네트웍스, 삼성물산 등도 이익이 크게 늘었다. 이에 비해 포스코와 현대차는 나란히 영업이익이 73% 감소했다.

한국 기업들이 선전한 데는 물론 엔화나 유로화가 고공 비행하는 동안 원화값이 달러 대비 약세였던 점이 작용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경험한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위기대응 능력에서 앞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 삼성 vs 노키아, 소니 =

한국 기업들이 1분기에 외국 경쟁사들을 압도한 가장 큰 원인은 고강도 비용절감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판매관리비를 무려 1조6000억원이나 줄였다. 단순히 비용만 줄인 것이 아니라 주요 제품군에서 시장점유율을 더 늘리면서 이뤄낸 성과다.

1분기에 삼성 휴대폰은 영업이익률 11%대를 기록하며 `이익의 제왕` 노키아(8.9%)를 제쳤다. 시장점유율 격차도 지난해 말 24%포인트에서 19%포인트로 줄였다. 삼성 휴대폰이 선전한 비결로는 신흥시장에서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점이 꼽힌다. 터치스크린폰 등 프리미엄 신제품도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삼성뿐 아니라 LG전자 휴대폰 부문도 7%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데다 평균 판매단가가 대당 4달러가량 오히려 높아졌다.

다음달 연간실적(3월 결산)을 발표할 예정인 소니는 2600억엔(약 3조6000억원)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소니는 지난해 삼성 타도를 위해 수익성을 희생하면서까지 가격인하 경쟁을 촉발했지만 경기 불황이 심화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 포스코 vs 신닛테쓰, JFE =

포스코 역시 영업이익 규모 이상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비용절감 필요성을 조직 내부에서 충분히 공감했고, 생산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포스코는 철강 수요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비록 70% 이상 줄었지만 1분기에 4153억원 원가를 절감했다고 추산했다. 원가절감 노력이 아니었다면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세계 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4분기 35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더욱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또 일본 JFE는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지만 28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신닛테쓰는 적자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신닛테쓰의 1분기 조강 생산량은 창립 이래 최저 수준인 470만t으로 전해지고 있다.

◆ 현대ㆍ기아차 vs 폭스바겐 =

현대ㆍ기아차 그룹은 `형`인 현대차의 부진을 `동생` 기아차가 만회했다. 현대자동차는 무너지는 미국 `빅3`는 물론이고 불황에 강한 폭스바겐에 비해서도 영업이익률이 더 높았다. 올 1분기 현대자동차는 매출 6조320억원, 영업이익 1538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이 2.5%에 달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매출 240억유로, 영업이익 3억1200만유로로 영업이익률이 현대자동차의 절반가량인 1.3%에 그쳤다. 작년 1분기와 올 1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할 때도 현대차는 5291억원에서 1538억원으로 70.9%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폭스바겐은 13억1000만유로에서 3억1200만유로로 76.2% 줄었다.

현대차가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놨지만 기아차는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뤘다. 특히 기아차는 불황에 강한 소형차 판매 비중을 늘렸고 노무비용을 크게 줄여 선전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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