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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3월 이후 2조 넘게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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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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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7 2009/04/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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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위주로 채권은 순매수 주가 조정 대비인 듯

코스피지수가 1368.80으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23일. 연기금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24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純)매도했다. 4월 들어 하루만 빼고 순매도 행진을 계속한 것이다.

연기금이 3월부터 이날까지 순매도한 액수는 2조100억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에 연기금은 채권시장에서 국고채를 3조12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기관 투자의 큰손인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벗어나 채권시장으로 향하는 셈이다.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연기금이 주식 보유를 줄여서 위험을 피하려 하는 속내가 엿보인다는 풀이가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연기금 "주식은 팔고, 채권은 사고"

연기금은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간에 한 달만 빼고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계속해 왔다.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직후인 작년 9월과 10월에는 2조~3조원 규모의 초대형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동안에 연기금이 순매수로 주가를 떠받친 측면이 있었다.

이후 증시가 상승세에 오르자 연기금은 순매도로 돌아섰다. 주가가 1100선을 넘어선 3월 중순부터 순매도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코스피지수가 1200선과 1300선을 잇달아 돌파한 4월에는 하루만 빼고 순매도가 계속됐다. 순매도 규모도 3월(3278억원)에서 4월(1조6838억원·23일까지)로 넘어가면서 눈에 띄게 커졌다.

연기금이 순매도한 종목에는 삼성전자, 포스코,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LG전자가 상위에 올랐다. IT 업종의 실적 개선, 중국 내수 살리기 정책에 따른 수혜로 상대적으로 수익이 많았던 종목들이 눈에 띈다.


연기금은 주식을 내다 파는 동안에 채권은 사들였다. 주식 순매도가 시작된 3월 한 달 동안 연기금의 채권 순매수(5조410억원)는 2월(2조6630억원)에 비해 2조3780억원이나 늘었다. 4월 들어 채권 순매수(4조2530억원·23일까지) 규모도 하루 평균 액수로 비교하면 3월보다 커진 상태다.

한편 최근 연기금이 순매수한 채권 중에 국고채 비중이 커지는 특징도 보였다. 채권 순매수 총액에서 국고채 순매수 액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2월(-0.1%)에 비해 3월(14.2%), 4월(56.6%)에 잇따라 크게 올라갔다. 국고채 순매수 액수 규모도 2월(-30억원) 이후 3월(7150억원)과 4월(2조4060억원)에 가파르게 솟구쳤다.

◆연기금 증시 복귀, 대세 상승 여부에 달려

연기금이 2개월 연속 주식을 파는 이유에 대해 권봉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연기금이 최근 급등한 주가에 대해 '베어마켓 랠리'라는 판단을 내리고 향후 조정에 대비해 주식 보유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계속된 순매수로 주식을 샀다가 손실을 봤거나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싼 값에 주식을 사뒀던 연기금이 이번에 주가가 오르자 순매도로 돌리는 '안전 모드'를 택했다는 이야기다. 김성주 대우증권 파트장은 "이미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마당에 굳이 불확실성을 안고 주식을 보유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같은 의도를 공식 회의를 통해 드러낸 연기금도 나왔다. 연기금의 대표선수인 국민연금은 3월 25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전체 투자금액에서 주식 투자 비중의 하한을 기존 12%에서 10%까지 끌어내릴 수 있도록 결정했다.

주가가 내려갈 경우 주식 투자 비중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주식을 사들이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민연금은 이와 함께 채권 투자 비중의 상한을 기존 79.3%에서 82.3%까지 늘릴 수 있도록 결정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거래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국민연금은 '주식 보유는 줄이고 채권 보유를 늘리자'는 투자 방침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것인지는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 여부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동향 실장은 "연기금이 주식을 순매도하는 이유는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며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에 접어들면 연기금도 주식시장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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