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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월 중순부터 여름상품 매출 급증
“쌀 때 지금 사라”-“무조건 매수 위험”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여름 ‘100년만의 폭염’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정말 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자 투자자들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여름철 수혜주로 쏠리고 있다. 최근 약세장에서 이들의 주가도 하락했기 때문에 지금이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무더위라는 변수 하나만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무더위 수혜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업종과 종목은 빙과류의 롯데삼강과 빙그레, 음료의 롯데칠성, 주류의 하이트맥주 등이다. 이밖에 에어컨(위닉스, 디와이), 냉장고( 이젠텍), 선풍기( 신일산업) 등도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이들은 통상 3분기가 성수기이며 영업실적도 가장 좋다. 하지만 올해는 이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유통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미 4월 중순부터 음료, 빙과, 맥주, 선풍기, 에어컨, 냉장고 등 여름상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불경기 때문에 부진하던 맥주 판매량도 최근 감소세를 벗어나 증가세로 반전되기 시작됐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이들의 성수기가 빨리 시작해서 늦게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들은 모두 내수관련주라는 점에서 최근 증시를 흔들고 있는 외부변수들에서도 자유롭다.

통상 여름 수혜주들의 주가는 3월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7월까지 계속 오르고 7월 중순~10월 초까지 횡보를 하다 10월 중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서서히 하락하는 패턴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3월에서 4월 초까지 오르다가 증시 전반이 워낙 약세를 보이면서 동반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4월1일 11만2500원까지 올라갔던 하이트맥주는 4월말 9만1천원대까지 하락했다 2일 현재 9만5천원대를 회복했다.

빙그레는 4만원에 꼭지를 찍고 현재 3만9천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111만7천원까지 갔던 롯데칠성도 98만원까지 내려왔다. 박종렬 연구원은 “최근 이들 네 종목이 조정을 받으면서 오히려 가격메리트가 생겼다”며 “지금이 매수시점”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하이트맥주에 대해 “계절적 요인 뿐만 아니라 최근 원재료인 맥아 국제가격의 하락,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단가 인하, 주세율 인하, 진로 인수 모멘텀 등이 겹쳐있어 가장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과 롯데삼강은 우량주이기는 하나 유통물량이 너무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날씨라는 것이 워낙 예측이 힘들기 때문에 무더위가 어느 정도 갈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또 무더위가 꼭 이들 기업의 실적 호전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더위가 어느 정도 갈지 알 수가 없고, 또 무더위가 너무 심해지면 아이스크림이나 맥주의 판매는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며 “무더위라는 하나의 요소에만 의지해서 종목을 고르지 말고 밸류에이션 등 다른 요소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빙그레를 매수추천했다.

그는 “빙그레의 1분기 매출액이 주력 유음료 제품군 가격 인상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이 33억원 흑자전환했다”며 “유음료 부문의 장기적 성장성이 유효하고, 외형 및 이익률 확대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빙그레의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