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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올랐는데 더 쪼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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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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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7 2004/08/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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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은 올랐는데도 살림은 왜 더 빠듯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이는 해태제과 회계팀에 근무하는 김경화(32) 과장이 살림에 대해 늘 느끼는 궁금증이다. 김과장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남편과 지난해 과장으로 나란히 승진했다.이에 따라 연간 부부합산 세후 소득이 4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랐다. 그런데도 살림살이 형편은 나아진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김과장은 2002년 결혼 후 줄곧 가계부를 썼을 만큼 알뜰 주부. 그동안 써왔던 가계부를 다시 펼쳐 놓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봤다.

◇공공요금은 부쩍 오르고=도시가스비·교통비 등 공공요금이 제법 올랐다. 난방을 많이 했던 올 1월 도시가스 난방비로 9만5000원을 냈다. 지난해는 7만7000원. 올 초 서울지역의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에 별 수 없었다. 아낀다고 해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도시가스비용이 매달 1만원 정도 더 나온다.

김과장 부부는 모두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승용차가 없다. 지난달 대중교통요금 인상으로 평소 타고 다니는 지하철 요금이 740원에서 900원으로 오른 것도 은근히 부담이 된다.

◇식비는 슬금슬금 오르고=김과장은 맞벌이 주부인 탓에 주말에 집 근처 대형 할인매장에서 일주일치 장을 한꺼번에 본다. 주말에 남편과 외식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월평균 식비가 2002년 22만원에서 지난해 27만원, 올해는 30만원으로 뛰었다.

신선식품들의 가격이 은근 슬쩍 오른데다, 최근에 부는 ‘웰빙 열풍’도 가세한 때문이다. 김과장은 얼마 전부터 식용유를 올리브유(1ℓ,8500원)로 사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보통 콩기름이나 옥수수 식용유(0.9ℓ,1800원)를 사용했었다. 두부도 보통 두부(1700원)를 먹다 최근엔 유기농 두부(2400원)로 바꿨다.

김과장은 “요즘 하도 음식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다보니 식품은 가격 보다는 질을 따지게 된다”며 “개별 품목만 놓고 보면 예전보다 몇백원에서 몇천원 정도 비싸졌지만,그것들이 모여서 식비 지출이 커졌다”고 말했다.

◇공산품과 서비스는 살짝 내리고=김과장은 얼마전 시내 미장원에서 3만원을 주고 퍼머를 했다. 지난해만 해도 5만원 했다. 최근 미장원간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퍼머 2만원’이란 광고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또 백화점 매대의 티셔츠 값도 내렸다. 3년 전에는 보통 한 장에 1만5000원 짜리가 주류였으나 지난해엔 1만원대로 떨어지더니 요즘엔 6000원 짜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런데도 다른 생활비의 부담이 커진 때문인지 옷은 별로 사고 싶지 않다. 필요한 옷은 싼 매대나 할인점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연간 의류비는 2002년 65만원에서 지난해 50만원으로 줄었다. “가격경쟁이 붙은 서비스와 할인상품이 쏟아진 공산품 때문에 가끔씩 물가가 안 올랐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는 게 김과장의 말이다.

◇주택자금이 가장 큰 부담=김과장은 결혼 당시 은행에서 주택자금 7000만원을 빌려 서울 개봉동에 33평형 빌라를 샀다.결혼 후 매달 월급에서 200만원은 빚을 갚는데 쓴다. 또 대출할 때 은행의 권유로 든 월 50만원짜리 적금도 부어야 한다. 내년 말이면 주택자금도 다 갚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동안 미뤄왔던 임신을 해 두 달 후면 아이가 생긴다.

김과장은 “그동안은 주택자금때문에 진 빚을 갚느라 여유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아기 육아비로 목돈이 들 것 같다”며 “맞벌이를 하면서 아기를 키우려면 아마도 그동안 빚갚는데 들어간 비용만큼은 육아비로 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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