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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과 화장품업체들이 글로벌 프로젝트의 방향키를 만리장성에 맞췄다. 업체마다 현지 법인이나 공장을 확충하는 한편 14억명 중국인의 눈높이에 맞춘 현지화 마케팅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공략한 뒤 이를 거점 삼아 재차 세계 시장을 통일하겠다는 포석에서다.

▶대한민국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CJ제일제당은 최근 ‘중국 식품 R&D센터’를 세우고, 중국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을 50여종이나 내놨다. 이 회사는 또 ‘백옥 두부’를 베이징올림픽 선수촌에 공급하는 계약도 따냈다. CJ제일제당의 올해 중국 매출 목표는 5000만달러다. CJ제일제당은 중국을 장악한 뒤 동남아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중국에서만 라이신, 사료 사업부문 등 총 12개의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제과도 차이나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나섰다. 롯데제과는 오는 2010년 중국 껌시장 1위를 달성한 뒤 이를 발판으로 세계 껌업계 3위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가 세계인의 축제인 2008 베이징올림픽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리온은 세계 최대 과자시장인 중국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 현지 공장을 확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엔 중국에 공장을 세워 현지 공장 숫자를 총 4개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중국 매출 목표는 1억5000만달러다. 오리온은 중국 파이시장을 60% 장악한 1위 기업이다.

농심도 올해 상반기 중국 상하이에 라면공장(연산 6억개)을 추가 건설, 현지 공장 숫자를 4개로 늘리기로 했다.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전략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농심은 라면 생산시설이 50%가량 늘어나게 된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중국 내 유통매장을 무대로 ‘신라면’ 시식행사나 이벤트 판촉 활동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매운 걸 못 먹으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는 내용의 TV 광고도 재개한다. 올해 중국 매출 목표는 6500만달러다.

대한민국의 매운맛으로 14억명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외식업체들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에 2개 매장을 운영 중인 놀부는 연말까지 이 숫자를 12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를 무대로 본격적인 가맹점 사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BBQ, 김가네, 본죽 등도 ‘2008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본격적인 다점포 사업을 벌인다는 야심이다.

▶만리장성에 한류의 미(美)를 심어라

=화장품업체들도 중국 중심의 글로벌 사업에 들어갔다. 베이징올림픽이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소비를 자극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중국 내 톱5가 목표다. 아모레퍼시픽이 주목하는 브랜드는 라네즈. 라네즈는 현재 상하이의 1급 백화점인 팍슨(百盛), 태평양(太平洋) 등 37개 도시, 122개 백화점에 입점한 빅브랜드다. 올해는 1급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134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와 함께 마몽드의 진출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1997년부터 선양(瀋陽)을 중심으로 창춘(長春), 하얼빈(哈爾濱) 등 동북 3성에서 현지 생산.판매되고 있는 마몽드는 올해 백화점 매장을 184개까지, 전문점 매장을 1560개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지난 199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LG생활건강은 오휘와 후를 중심으로 화장품사업의 기반을 다진다. 임직원은 500여명이며 상하이, 난징, 베이징 등 중국 내 8개 영업소를 두고 백화점 500여 매장과 전문점, 마트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자녹스’와 ‘오휘’, ‘후’ 등 한류 3총사는 상하이의 ‘바바이반’(八百伴), ‘주광’(久光), 베이징의 ‘팍슨’(百盛)을 비롯한 최고급 백화점 매장에 자리했다. 특히 오휘와 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배 이상 수직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오휘 매장을 60개, 후 매장은 50개 이상 늘릴 계획이다. 최남주.윤정현 기자(calltax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