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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부터 철근·시멘트 등 건자재 가격이 일제히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건설업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상한제 실시에 따라 이 같은 원가 상승을 분양가에 반영하는 게 쉽지 않아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철근 메이커인 현대제철(004020)이 내년 1월 2일부터 철근과 H 형광 판매가격을 t당 3만-5만원 인상하기로 하고 이를 수요자들에게 통보했다. 현대제철의 철근 및 H형광 가격 인상은 지난 9월 이후 넉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고장력 10mm 철근은 t당 59만1000원에서 63만1000원으로, 13mm는 58만1000원에서 62만1000원, 16mm는 57만8000원에서 61만8000원으로 각각 오르게 된다. 또 H형광은 규격에 따라 소형은 69만원에서 74만원으로, 대형은 74만9000원에서 77만9000원으로 인상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9월 이후 넉 달 동안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이 t당 3만원 이상 오른 데다 전력요금과 전극봉 등 부재료 가격도 크게 올라 불가피하게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멘트 업계도 가격인상에 나섰다. 라파즈한라, 쌍용양회(003410),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등은 내년 1-2월부터 최대 18% 가격을 인상키로 하고 이를 수요업체에 통보했다.
쌍용양회는 내년 1월 1일 이후 t당 5만3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17% 올리기로 했고, 성신양회는 t당 5만3000원인 가격을 6만2500원으로 18% 가량 조정키로 했다.
또 동양시멘트는 내년 2월 1일부터 수도권 기준으로 t당 5만3000원-5만4000원인 현행 가격을 6만2000원으로 15-17% 가량 올리기로 확정했다. 이에 앞서 라파즈한라는 내년 2월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6만3200원으로 올려줄 것을 레미콘사에 요청했었다.
시멘트업계는 전체 시멘트 생산 원료의 85%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섰고, 적자폭이 커져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이다.
이 같은 시멘트 업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1차 수요자인 레미콘 업체들은 가격 인상 시점이 좋지 않고, 인상폭도 지나치게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A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지난 6월에 시멘트 가격을 평균 10%를 올린지 1년도 안돼 다시 가격을 두 배 가까이 올린다는 것은 영세 레미콘 업체들의 경영난을 생각할 때 지나친 처사"라고 말했다.
또 그는 "레미콘 업계도 생존을 위해선 가격 인상분을 레미콘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라며 "결과적으로 건자재 시장의 가격 상승 도미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업계는 철근 시멘트 가격 상승에 따라 모래를 비롯해 파이프 등 석유화학 계통의 건자재 제품도 인상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현대건설(000720)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국내 건자재 시장도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라며 "이미 사전에 공사가격이 확정된 경우에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건자재가 상승하면 이에 따른 추가 원가 부담을 분양가 인상을 통해 보전해야 하지만 상한제 실시에 따라 이 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중소 건설사들의 원자재 부담에 따른 경영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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