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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차 붙잡아야 하는 한국게시글 내용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thebell note]쌍용차 지분 남겨 수출판로 확보해야]
이 기사는 01월13일(11:4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쌍용자동차의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생산 기준)은 2.1%다.
이 회사가 내놓은 완성차 모델은 모두 7개. 대표 모델 렉스턴은 2~3년 전까지 인기가 좋았지만 최근 경쟁 신차에 밀려 판매량(4035대)이 절반 이상 줄었다.
히트 모델 무쏘에 이어 개발된 카이런이나 다목적차량(MPV)인 로디우스도 마찬가지. 로디우스(1440대)는 라인 가동의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쳤다. 뉴 코란도 후속인 액티언이 그나마 낫지만 절세형 트럭을 제외하면 역시 5000대 미만이다.
종합하면 체어맨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이 모두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다. 이렇게편중된 모델군이 시장 충격을 그대로 흡수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유가가 오르면서 SUV 수요가 줄었고 그나마 경쟁력이 탁월한 모델은 하나도 없다는 지적이다.
생산성은 어떨까.
주주가 외국계인 GM대우의 생산 및 관리직원은 총 1만7000여명. 비정규직 직원을 포함해 전체를 2만명으로 잡아도 이들이 만든 자동차는 총 190만5088대에 달한다. 한 명당 95대의 차를 만든 셈이다.
쌍용차는 이 기간 중 약 7100명이 8만1445대를 만드는 데 그쳤다. 한 사람당 11.5대를 만들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재고누적으로 감산을 실시하고 수출선에 문제가 생긴 걸 고려해도 같은 업계에서 생산성이 8배나 뒤진 건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대주주 상하이차(SAIC)는 최근 쌍용차에 2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는 대신 2000명을 감원하자고 요구했다. 채권단에 신규자금 공급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차선책을 내놓은 것인데 결론은 불가였고 노조는 한 술 더 떠 파업 투쟁을 시작했다.
실사에 나섰던 상하이차가 일주일 만에 내린 결론은 경영권 포기와 법정관리 신청. 추가 투자를 한다고 해도 구조개선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본전이 아까워 쉽게 발을 빼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던 채권단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이 후순위로 밀리는 걸 막기 위해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기대를 걸고 있는법정관리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한 해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나는, 2% 남짓의 시장지배력을 가진 완성차 기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지가 문제의 본질이다. 경제논리로는 파산을 통한 시장 퇴출이 합리적이지만 지역경제와 하청기업들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 논의되는 법정관리는 연관 기업이 줄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사실 GM과 포드 등 미국 빅 3의 퇴출이 거론되는 산업에서 연간 10만대도 만들지 못하는 기업을 회생시키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기존 채무를 떠안고 수천억을 투자할 새로운 대주주를 찾기도 어렵다.
정치논리로 살아남은 쌍용차가 기댈 대상은 상하이차 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고민과는 무관하게 국내에선 상하이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5000억원 남짓의 자금을 투자하고 SUV 기술을 빼갔으니 잃은 게 없다는 식이다. 1년 전 비오이하이디스라는 비교사례가 있기에 '먹튀'라고 싸잡아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색적인 비난만으로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2004년 상하이차에 경영권을 내준 조흥은행에 인수합병(M&A) 실패의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상하이차가 못한 감원 결정을 법원이 회생계획에서 실행하고 대주주 지분을 완전 감자하지 않는 대신 신차의 공동 개발이나 부품 업체의 수출 판로를 보장하게 하는 것이다. 상하이차를 붙잡아야 업계가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 채권단 관계자는 "3만명이 넘는 관계사 직원들의 생존을 위해 지금은 상하이차를 꼭 붙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언론이나 정부가 이 사안에 민족감정을 이입하는 걸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준식기자 win0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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