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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蝨)처럼 억울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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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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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7 2018/01/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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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蝨)처럼 억울한 사연


   세상인심이 아무리 고약해진 세월이라 하지만 함께 도모하여 자기 양심에 걸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의 잘못하는 일만 보이고 자기의 잘못은 느껴지지 않는 것을 허다하게 본다. 남의 잘못만 따지고 족치다가 보면 정직한고 양심적인 사람의 행위도 오해하기 마련이다. 이런 정직한 사람을 못 믿고 오해하는 심성을 나쁘게 이용하는 폐단도 부추기는 무리가 생긴다. 같은 한 사람을 두고도 기뻐하는 면을 보는 것이 아니고 성내는 면을 자꾸 부각시키면 보지 않고도 전해 듣기만 해도 오해하고 그렇게 믿어 버린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런 무리가 분별없이 날뛰게 되기 마련이다. 그 결과 선거는 민심이 정직하게 반영될 수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탄핵을 결정적으로 유발한 태블릿PC도 최순실의 것으로 국정농단 근거로 여론을 들끓게 했지만, 검찰 조사결과 발표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소문 그대로 거짓과 깡통의 태블릿PC였던 일이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사람의 몸에 기생하는 이가 많았다. 사람들은 이가 몸의 피를 빠는 해충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이를 잡기 위해 손톱을 동원하고 온갖 방법을 사용하여 이를 잡기에 골몰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가 사람에게 해충이 아니라 공생관계로 함께 살아온 익충이었다. 옛날에는 목욕시설이 없어 자주 씻지 못하면 피부에 각피가 땀구멍에서 나온 분비물로 피질이 달라붙었다. 이것이 각피가 되어 떨어져 나오는데 이(蝨)의 평소 먹잇감이고 양식이다. 이(蝨)는 절대로 사람의 피를 빨아먹지는 않는다. 이가 있어 간지러운 현상은 피부의 각질을 갉아 먹는 작용으로 각질이 피부와 분리하면서 간지러움이 생기는 일이다. 이가 사람의 피부를 깨끗이 마사지 청소를 하는 셈이다. 마치 강아지로 어린애가 사 붙인 똥을 핥아먹여 깨끗하게 하는 일과 같다. 그런 이(蝨)를 원수처럼 사람에게 해롭다고 부채질 소문을 퍼뜨려 죄 없는 이가 살상을 당했다. 나중에 합성세제가 나오면서 사람의 피부가 깨끗해지니 이가 먹이를 구하지 못해 스스로 사라진 일이다.


   아내의 외삼촌이 코미디언처럼 사람을 잘 웃긴다. 자기 누님의 돌아가신 초상 방에 와서 실컷 울고는 자기의 울음이 상주를 더 슬프게 했다고 마음을 푸는 이야기를 한다. 문상은 상주를 위로하러 와야 하는데 더 슬프게 한 일은 죄짓는 일로 생각했나 보다. 6.25전쟁 통에 군에 참전하고 휴가왔더니 자기 노모가 의복이 너무 더러워 보였다. 그래서 노모의 옷을 벗기니 이가 버글버글 들끓었단다. 과장하면 손가락 한 마디를 가리키며 이만큼 굵은 이라고 표정동원까지 좌중을 웃음으로 몰아갔다. 자기 누님이 엄마를 잘 모시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 호통을 치고 누나를 때렸다고까지 실토한다. 죄 없는 이(蝨) 때문에 죄 없는 누나가 호된 벌을 받은 일이다. 이를 툭툭 털어 모으니 한 되는 넉넉했다고 허풍까지 달았다. 울음의 초상 방이 웃음으로 난리가 났다. 초상 방에 곡소리는 어딜 가고 무슨 경사라도 난 집처럼 온통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랑방 어른들이 이상히 여겨서 처삼촌이 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꾸지람하러 까지 오기도 했다.


   죄 없는 이를 마치 벼룩이나 빈대 또는 진드기처럼 상상하도록 부추기는 언론은 온전한 언론이라 할 수 없다. 사정 기관은 벼룩이나 빈대 또는 진드기를 박멸해야지 죄 없는 이를 멸종해서도 안 된다. 이(蝨)는 앞의 이야기와 같이 절대로 사람의 몸을 해롭게 하지 않았다. 다만 사람이 개성의 성질에 따라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너무 긁어서 생긴 상처는 이에게만 전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상처의 깊이가 심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따라도 사람의 책임이 더 큼을 판단해야 옳다. 이(蝨)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박해를 받고 목숨까지 달아나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이(蝨)가 생각하기로는 사람 피부에 발가락 갈퀴로 디딘 일과 피부를 간지럽게 한 잘못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기 짝이 없다. 연개소문의 아들처럼 적국 당나라 군대를 몰고 올 수도 없다. 을사오적처럼 일본군대의 보호를 일본 천황에게 요청할 수도 없는 처지를 사정 기관은 추정범죄 여부로 분명하게 확인할 능력이 필요하다.


   노고지리가 한국에서 사라졌다. 노고지리의 죄는 사람들이 뿌린 보리나 밀의 씨앗이 땅 위에 드러난 못 쓸 알만 취한 일뿐이다. 농부들이 밀의 씨앗을 뿌리고 부드러운 흙을 덮어 씨앗이 잘 돋아나게 한다. 그런데 농부가 뿌린 씨앗을 다 덮지 못하고 땅 위에 노출되어 말라 버리는 밀알이 상당수가 있다. 이것은 추운 겨울 동안 노고지리의 양식이 된다. 따지고 보면 노고지리의 잘못은 없다. 그런데도 노고지리는 이 노출된 밀알을 먹고 멸종된 일이다. 이 노고지리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줄 것인가 안타까운 일이다. 태블릿PC에 발라진 독약이나 마찬가지다. 그 밀알에 무엇이 묻었길래 멸종을 한 것일까? 나중에 알고 보니 종자 소독약을 밀알에 바른 줄도 모르고 노고지리가 그대로 먹었기 때문에 노고지리가 멸종한 일이다. 여우도 마찬가지다. 쥐약이 나온 뒤 쥐약 먹어 죽은 쥐를 여우가 먹어서 멸종을 한 일이다. 원인제공은 농약 제조회사와 쥐약 만든 회사가 원죄를 저질렀다. 당시의 관계 장관은 탄핵을 받았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당시 사정 기관이 탄핵대상이다. ( 글 : 박용 2018.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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