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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도 울고 간 '넘사벽'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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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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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2 2014/04/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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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이 한국시장에 진출하면 모두 성공할까. 이 같은 물음에는 '아니오'가 답이다. 전세계 1등 기업이 국내에 들어왔음에도 맥을 못추고 떠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글로벌 전자업체 본토인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노키아, 모토로라, HTC 등 전세계에서 알아주는 휴대폰단말기 제조업체들이 국내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삼성과 LG라는 양대산맥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IT강국답게 이 분야는 외국기업이 넘보기 힘든 '절대텃밭'이다. 한국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진출했다가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벽에 부딪혀 한국시장을 떠난 야후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1등 기업이 참여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례는 유통업계에서도 나타났다. 월마트는 한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마트에 밀려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한 금융연구소의 연구원은 "각 분야의 전세계 1위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경험하고 한국을 떠났다"며 "국내기업의 시장점유율 및 위상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외국기업들에게 시장을 넘겨주지 않은 현상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포털 사이트=소비자 탓하면서 떠난 '야후'

야후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하자 '초록색' 네이버와 '노란색' 다음이 한국시장을 양분하면서 야후가 끼어들 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버와 다음이 야후의 공습으로부터 한국시장을 지켜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성'에서 찾을 수 있다.

네이버는 '지식인(in)' 서비스로 대변되는 지식검색서비스부터 블로그, 뉴스 등 다양한 정보를 한 화면에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점차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첫 화면을 점령해 나갔다. 다음은 국내 대표적 이메일인 '한메일'과 함께 '카페', '아고라' 등의 성공을 등에 업고 국내 포털사이트시장을 네이버와 양분하고 있다.

야후의 한국시장 철수시점에서 공개된 야후코리아 내부직원의 글이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한국을 떠나는 외국기업들: 침략자를 몰아낸 집주인의 승리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외국기업이 왜 한국을 떠나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그 이유로 '지나치게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 '이미 경쟁자들로 꽉찬 시장', '그저 그런 국제적 중요도'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 국제적 안목이 없는 한국소비자들은 결국 전자제품은 삼성, 자동차는 현대, 유통은 롯데, 통신사는 SK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글이 확산되자 국내 네티즌들은 '적반하장'이라며 불쾌해했다. 한국시장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밀린 주제에 엉뚱하게 소비자 탓을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대형 할인마트=처음으로 손수 짐 싼 '월마트'

"월마트가 스스로 사업을 철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6년 이마트가 전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월마트코리아)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자 빌 워츠 월마트 대변인이 남긴 말이다.

전세계 1위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한국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아픔을 겪었다. 현재 국내 유통업계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창고형 할인마트를 고집했던 월마트는 적절한 타이밍을 잡지 못해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월마트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대표적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창고형 할인매장답게 물건을 높은 위치까지 쌓아 진열했다. 또한 내부 인테리어에 집중하지 않아 매장 분위기는 넓고 어두웠다. 지금이야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의 빅(VIC)마켓 등이 창고형 할인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월마트가 진출했을 당시에는 이러한 형태의 매장이 각광받지 못했다.

이마트는 월마트와 경쟁했을 당시 제품의 진열 높이를 1~2m 내외로 해 고객의 손이 직접 닿을 수 있게 했다. 또한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내부를 꾸몄다. 야채 등 신선식품에 대해서는 포장에 넣지 않아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월마트는 한국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 2005년 이마트의 진열방식 등을 따라했지만 이미 떠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금융연구소의 연구원은 "월마트는 현지화에 실패해 한국을 떠났다"며 "한국소비자의 특성을 잘 파악해 시장을 공략한 이마트의 전략이 승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휴대폰 단말기=삼성·LG 강세에 외국기업 '흔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고 피처폰이 대세였던 2000년대 초반, 전세계 휴대폰시장의 점유율 1위는 노키아였다. 지난 2011년까지 노키아는 전세계에서 40%대의 점유율을 고수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세계 1위 노키아 역시 지난 1995년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노키아는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대중화된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방식의 휴대폰을 출시했다.

노키아의 주특기는 CDMA방식이 아니라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방식이었다. CDMA방식은 세계적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GSM방식을 사용했고 유럽시장을 점령한 노키아는 세계 1위의 휴대폰 제조국가가 될 수 있었다.

이처럼 한국시장에서 주특기가 아닌 제품을 내놓은 노키아가 승승장구하기는 힘들었다. 판매량은 극히 미미했고 전세계 1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를 아는 한국 소비자들은 거의 없었다.

노키아는 결국 주특기인 GSM방식에 집중하기로 했고 한국시장에서도 철수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이후에도 몇몇 기종을 선보였지만 성공하지 못한 노키아는 글로벌시장에서도 선두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으며 지난해 9월 휴대폰사업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넘기고 말았다.

애플의 아이폰 역시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스마트폰 단말기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5%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판매가 줄어들자 컨시어지와 같은 애플 전문판매점은 한국시장에서의 판매를 종료했다. 또한 프리스비와 에이샵 등 다른 애플 판매점 역시 매장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한 금융연구소의 연구원은 "삼성과 LG, 팬택이 점령한 한국의 스마트폰 단말기시장은 당분간 외국기업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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