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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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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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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5 2005/09/0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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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달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시장은 이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채권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에 쏠리고 있다.

박 총재는 일단 내년말까지는 경기 확장적 금리 정책을 고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급격한 금리 인상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동시에 0.25%포인트 인상을 하더라도 여전히 '현저한 경기 부양적 금리' 수준이라고 말해 소폭 인상에 그치지는 않을 것임도 시사한 상태다.

박 총재가 경기 확장적 금리의 기준으로 제시한 균형금리 수준이 어느정도 인지 역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기대했던 대로 된다면 내달 인상"

박 총재는 8일 9월 콜금리를 3.25%로 동결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다음달 경기 상황 등이 기대했던대로 된다면 인상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내년까지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통위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움직인다는 전제가 붙었지만 사실상 콜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직설적인 표현이다.

이후 박총재는 9월 콜금리를 동결한 이유, 그리고 앞으로 콜금리 인상이 필요한 현실적 당위성과 그 수준에 대한 입장을 일관성 있는 논리로 조목조목 설명해나갔다.

박 총재는 "이달에도 통화정책의 점진적인 방향 조정을 검토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아직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 요인이 많아서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며 "이 문제는 다음달 금통위에서 진지하게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금리 인상 검토의 배경으로 8월 중 경기가 여전히 현저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4.5%를, 내년에도 5% 성장률을 각각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내년에는 우리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원배분 왜곡 등 그간 통화정책에서 소외됐던 부문에 관심을 가질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또 정책시차를 감안해 금리 정책이 적어도 6개월 정도 앞서가야 한다는 점도 금리인상을 고려해야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박 총재는 특히 "경기가 매우 나빠 그동안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며 "잠재성장률 정도의 자신이 생기면 그동안 통화정책에서 배려하지 못했던 자원배분 문제를 배려해야 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주목해야할 문제들로 △과잉 유동성 문제 △자금 단기화 부동화 문제 △이로 인한 실물자산과 실물자산의 불균형 문제 △가계와 기업의 소득 불균형 등을 지적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경기 회복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박승 총재가 경기 회복이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박 총재 "지난달부터 시그널 보냈다"

이날 채권시장은 금통위가 이날 콜금리를 전격 올린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의 큰 충격을 받았다.

박 총재는 이날 강도높게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후 "시장에 지난달 시그널을 강하게 보냈는데 시장이 안 올린다는 것으로 봤다"며, 시장이 제대로 시그널을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위한 수순을 차분히 밟아오고 있음을 알림과 동시에 이날 발언에 대한 무게감도 한층 더해진 셈이다.

박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후, "경기회복 국면이 본궤도에 진입하면 지체없이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어진 오찬자리에서도 "경기 전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고 말해 금리인상에 한발짝 다가갔음을 분명히 했었다. 그러나 당시 발언에도 불구하고 채권 시장 금리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점진적, 적지않은 수준으로 인상할 듯

박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힌트를 제공했다. 박 총재는 금리 인상이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며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적어도 내년말까지는 경기 확장적 금리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 확장적 금리 기조란 인플레이션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 달성할 수 있는 균형금리 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의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여전히 현저한 경기 부양적 금리"라고 덧붙여 적지 않은 수준의 금리 인상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내년말까지는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점진적으로 인상을 해 나가돼 확장적 금리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금리를 넘어서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관건은 한은이 균형금리를 어느정도로 보느냐인데 박 총재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수치를 갖고 있지만 밝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 시장 전문가는 균형금리 수준과 관련해, "명목 GDP성장률과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비슷한 수준인 점을 감안해 콜금리 목표 수준을 추정해보면 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전문가는 "지난 2002년 경기 상승기에 콜금리가 4% 초반에서 상당기간 머물렀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정도 수준을 균형금리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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