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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자통법’약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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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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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6 2008/04/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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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경민.김준현] ‘한국판 골드먼삭스’를 만든다는 자본시장통합법은 증권주에 호재인가. 일단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자통법 시행령이 공개된 뒤 처음 열린 7일 증시에서 대형 증권사 주가는 모두 약세였다. 증권사 간 인수합병(M&A) 바람이 일어날 여지가 줄었다는 이유다. 오히려 구멍가게 증권사 난립으로 수익구조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대형사가 자통법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신증권 강승건 애널리스트는 “자통법 혜택을 볼 수 있는 업무는 투자은행(IB)업과 자산관리업”이라며 “이들 업무는 자본금이 클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대형사에 호재”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론 악재=자통법상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는 금융 투자회사의 최저 자본금이 2000억원으로 정해졌다. 현재 상장 증권사 중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곳은 이트레이드·골든브릿지·현대차IB(옛 신흥) 증권 세 곳뿐이다. 장외에서도 외국계 지점이나 소규모 중개회사를 빼면 모두 이 기준을 넘는다. 금융 투자회사가 되기 위해 M&A나 증자를 해야 할 필요는 없어진 셈이다. 반면 진입 장벽은 확 낮아져 작은 증권회사나 자산운용회사를 설립하기는 훨씬 쉬워졌다. 당장 상반기 안에만 10여 개의 증권사가 시장에 들어올 채비 중이다.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가피해진다는 얘기다. 국내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아직 ‘천수답형’이다. 고객의 거래 주문을 대신 처리해 주고 받는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이 전체 수입의 56%에 달한다. 경쟁 심화로 수수료 수입이 줄면 바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JP모건증권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자기자본 기준을 낮춘 건 대형화를 유도하겠다는 애초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경쟁을 통해 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기까지는 시간도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증권사 입장에선 당장 대형화를 추진할 이유도 없어 수익성 변동만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게 보면 대형사 수혜=증권사가 M&A를 주선하면서 돈을 빌려줄 수 있게 한 것이나 기업에 지급보증을 할 수 있게 한 건 IB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공모펀드에도 성과 보수를 부분적으로 인정해 자산관리업도 활성화할 공산이 커졌다. 이들 업무는 자본금이 크거나 지점을 많이 확보한 대형사에 유리하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 감소를 이런 업무에서 벌충하자면 덩치를 더 불려야 한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M&A를 활성화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홍영만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자기자본 기준을 낮췄기 때문에 M&A가 활성화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가 규제 완화 시급=1980년대 영국의 금융 ‘빅뱅’은 ^수수료 자유화 ^진입장벽 완화 ^금융업종 간 칸막이 폐지라는 세 가지 규제 개혁에서 비롯됐다. 국내에선 이미 수수료가 자유화됐다. 자통법 시행과 함께 진입장벽도 낮춘다. 마지막 남은 게 금융업종 간 칸막이 규제다. 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영국이 단기간에 금융 개혁을 이뤄낸 건 빅뱅을 증권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전체 금융업으로 확대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금산분리 원칙이 다양한 금융그룹의 출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속한 금융 개혁을 위해선 자통법과 함께 금산분리도 완화해 빅뱅의 범위를 금융산업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경민·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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